그 말에 얼굴에 핏기가 가시면서 그래도 그것만큼은 참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을 하는 가이. 하지만 슈리는 귀여운 피리아에게 흑심을 품은 녀석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을 하면서 더불어 메이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 죄도 있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가이는 그들도 진심으로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말을 하면서 일단 최대한 슈리를 말리고 있었다.
겨우 그녀를 말린 다음 메이는 피리아와 함께 방으로 돌아와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무술대회보다도 인파를 해쳐나가느라 기력을 소모한 덕분에 둘은 손가락을 제대로 움직일 힘도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씻고 자야 한다는 생각이 겨우 두 사람을 움직여 샤워를 하게 만들었다.
샤워를 한 다음 속옷만 입은 상태 그래도 침대에 엎어져 잠들어 버린 피리아. 메이는 그런 피리아에게 이불을 제대로 덮어준 다음 자신도 그 옆에 누워 곧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레반테인은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 하잘것없는 녀석들이 메이에게 그렇게나 달려든 거냐고 하면서 일갈을 터트렸다. 덜덜 떨면서 자신들의 실책에 대한 것은 달게 받을 테니 제발 그 분노만큼은 거둬 달라고 하는 부하들. 그는 한숨을 쉬면서 알았으니 일단 내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한 다음 부하들에게 하나의 명령을 내렸다.
“내일 당장 메데이아님을 보호하기 위해 팀을 구성해라. 물론, 어떤 방법을 써도 무방하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메데이아님에게 들키지 않도록 주의해라.”
분노를 거두고 침착하게 명령을 내리는 그 모습에 일단은 살았다고 생각한 부하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그들의 착각이었고 레반테인은 그럼 이제 그 책임을 물을 시간이라고 하면서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사악해 보이는 웃음을 지은 다음 부하들을 둘러봤다.
다음날, 제 1시합이 가이의 시합이라 표를 구입해 일찍 자리를 잡는 세 사람. 주변에 슬금슬금 들어오기 시작하는 다른 관객들이 보였고 슈리는 피리아에게 후드를 씌우면서 이러고 있으면 어제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을 했다. 물론, 그녀의 복장을 알고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나저나 꽤나 빡빡한 일정이네.”
메이의 그 말에 무슨 의미냐고 묻는 피리아. 보통은 무술대회를 연다고 한다면 예선부터 시작해 한 달 정도의 여유를 잡아두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 다음 이렇게 사람을 많이 뽑아 막무가내로 본선을 치루는 일은 잘 없는 거라고 설명을 했다. 그 말에 알듯 말듯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피리아. 슈리는 나중에 다른 곳의 대회를 보면 알게 된다고 하고 곧바로 시선을 돌려 가이가 걸어 나오고 있다고 말을 했다.
가이는 어제와 같이 긴 통로를 지나면서 오늘은 어제처럼 간단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잔뜩 기합을 넣고 있었다. 어제의 시합이 싱겁게 끝나버려 자세한 실력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저 덩치와 도끼로 짐작해 보건데 상당한 실력을 쌓아 왔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강적의 등장에 조금은 격양된 모습을 보이는 가이. 어두침침한 통로를 지나 눈앞의 링에 도착한 그는 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면서 단번에 뛰어올라 링 위에 사뿐히 착지를 했다. 그러한 움직임에 환호성을 보내는 관중들. 가이는 그런 환호성을 들으면서 상대가 나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의 움직임을 보면서 역시나 저런 움직임을 보일 정도는 되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 슈리. 하지만 메이는 그저 단순히 퍼포먼스로 한 것 같다고 말을 했고 그 말에 슈리는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면서 메이를 노려봤다. 그 시선을 피하면서 상대방 선수가 입장한다고 하는 메이. 피리아와 슈리도 고개를 돌려 상대방 선수를 보기 시작했고 그 압도적인 덩치를 보면서 조금은 놀라고 있었다.
가이는 링에 들어온 상대방을 보고 정중히 허리를 숙여 잘 부탁한다고 했고 그 오크는 웃으면서 어디 한 번 신명나게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심판의 지시에 따라 링 중앙으로 걸어오는 둘. 머리 하나 정도의 키의 차이와 함께 가지고 있는 근육의 차이도 엄청났지만 가이는 그다지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상대와 만난 흥분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을 뿐.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심판의 시합개시를 알리는 것과 함께 일단은 뒤로 물러나 신중하게 상대를 살피는 가이. 상대인 오크도 섣불리 치고 들어오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고 조용히 가이를 노려보고 있었고 잠깐의 대치상황이 지속되었다.
그것을 먼저 깬 쪽은 바로 오크. 성질 급하다는 종족에 걸맞게 그는 함성을 지르면서 가이에게 돌격을 해왔고 가이는 자세를 잡으면서 역시 마찬가지로 오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거대한 도끼가 눈앞에 다가오는 것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는 가이. 그런 다음 포스를 모아 무릎차기로 북부를 강하게 때렸고 오크는 주춤거리면서 몇 걸음 물러섰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다시 공격을 하는 가이. 오크는 팔을 들어 막으려고 했지만 포스를 모아둔 가이의 발차기는 팔 하나로 그리 간단하게 막아질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조금 밀려나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는 오크. 하지만 그는 분노보다는 기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오래간만에 자신의 투쟁본능을 높여주는 사람이 등장했다고 즐거워 하고 있었고 가이는 웃으면서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렇게 피가 끓어오르기는 처음이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그런 대회를 나눈 다음 공방을 주고받는다. 오크는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둘러보지만 가이의 움직임은 그보다 더 빨라서 오크의 공격을 피하고 정확히 타격을 주고 있었다. 물론, 오크의 단단한 가죽덕분에 실제로 들어간 데미지는 크지 않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체력을 빼놓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몇 번의 연타를 더 집어넣은 다음 거리를 벌리는 가이. 오크는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은 아직 멀쩡하다고 한 다음 어서 제대로 덤벼보라고 일갈을 날렸다. 그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괴를 막는 관중들. 하지만 가이는 웃으면서 자신이 물러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대답을 했다.
자세를 낮추면서 포스를 모으는 가이. 오크는 웃으면서 슬슬 끝을 낼 때가 온 것 같다고 한 다음 도끼를 한 손으로 돌리기 시작했고 가이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은 채 잠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오크가 도끼를 던지는 것과 함께 도끼의 정면으로 달려드는 가이. 모두들 갑자기 왜 저러는 것이냐며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도끼를 피한 다음 질풍같이 달려들어 무수히 많은 난타를 하는 가이의 모습이었다.
“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크허억!”
제아무리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포스가 담긴 수백 번의 연타에는 버티질 못하는 법. 오크는 피를 토하면서 그대로 뒤로 쓰러졌고 가이는 그에게 더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 말에 웃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말을 한 다음 이긴 것을 축하한다고 말을 하는 오크. 뒤이어 심판의 선언이 이어지는 것과 함께 장내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시합장면을 보면서 마른침을 삼키던 셋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싸움이었다고 의견을 나눴다. 피리아는 정면으로 그렇게 달려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하면서 역시 배울 것이 많다고 했고 메이는 그래도 저런 것은 아무나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고 한 다음 함부로 따라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다.
시합이 끝나고 잠간 쉬는 시간에 간식거리를 사러 온 피리아와 슈리. 메이는 어제 사왔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피리아 혼자 가는 것은 불안하다는 이유덕분에 둘이서 같이 오게 된 것이었다.
매점에 있는 메뉴판을 보면서 무엇을 골라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는 피리아. 슈리는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한 다음 벌써 이것저것 주문을 하기 시작했고 피리아는 웃으면서 그럼 자신은 팝콘과 마른 오징어를 먹고 싶다고 했다.
간식을 사와 자리에 돌아가자 메이가 이제 왔냐고 하면서 수상한 사람은 없는지 물어봤고 피리아는 그렇게 수상한 사람은 안 보인다고 하면서 손에 들고 있는 음료수를 메이에게 건넸다. 음료수를 받아든 메이는 마침 목이 마르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다고 한 다음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뒤이어 이어지는 시합들을 보면서 역시나 수준이 다르다고 하는 피리아. 메이는 마족인 자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다지 강할 것도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실력이 뛰어난 것은 인정을 한다고 했다. 슈리는 모두들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이에게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어제 같은 사태가 발생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셋. 하지만 어쩐 일인지 세 사람을 향해 맹렬히 따라오는 사람은 없었고 일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따라오기는 했지만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거나 구르는 등 그다지 성과는 없었다.
여관으로 무사히 돌아온 다음 오늘 가이가 이긴 기념으로 무언가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자고 말을 하는 슈리. 피리아는 웃으면서 찬성이라고 말을 했고 메이는 상관없다고 했다. 그러자 슈리는 그럼 그렇게 하기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을 한 다음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잠시 후 약간은 땀에 젖은 옷으로 가이가 돌아와 오늘도 어렵게 이겼다고 말을 했다.
“아~. 역시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아.”
“그래도 그런 사람들을 이겼으니 오빠는 더 강한 사람이네요.”
“중요한 건 실전이 아닐까나?”
메이의 실전이 중요하지 않느냐는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기는 했지만 확실히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 가이. 슈리는 웃으면서 그럼 오늘은 연승을 올린 기념으로 무언가 맛있는 것이라도 먹으러 가자고 말을 했고 그 말에 가이는 아직 우승도 안했는데 너무 성급하게 구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그래도 가끔은 좋은 음식을 먹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적당한 규모의 식당. 간단한 요리 몇 개를 주문하자 우선은 따뜻한 빵과 버터가 나왔고 그 다음에 음료가 나와 테이블 위에 착착 놓여졌다. 피리아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침을 흘렸고 메이가 그걸 닦아주면서 다 큰 아가씨가 그렇게 침을 흘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빵을 조금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메인 요리가 나와 차례대로 식탁 위에 놓여졌다.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한 고급스러운 그 모습에 침을 삼키는 피리아. 가이는 웃으면서 마음껏 먹어도 좋다고 말을 한 다음 다만 배탈이 날 때 까지 먹지는 말라고 했고 그 말에 슈리와 메이는 웃으면서 피리아도 어린아이가 아니니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했다.
식사를 하면서 내일의 대전 상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네 사람. 가이는 내일은 어쩌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고 그런 그의 모습에 메이는 그러다가 자만심 때문에 지는 꼴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을 하라고 했다. 슈리는 가이가 상대에게 자만할 리 없다고 하면서 내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고 그러는 사이 피리아는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열심히 먹는 것에 열중을 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 잘 먹었다면서 상당히 만족한 표정을 짓는 피리아.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짓는 다른 세 명. 그들은 이제 슬슬 어둠도 깔리고 있으니 여관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총서이 울리는 것과 함께 가이의 발 바로 앞에 하나의 총탄이 박혔다. 그 총탄과 자신들의 앞을 막아선 사람을 보고 가이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설마 복수를 하러 온 것이냐고 물었고 그 말에 상대는 복수는 아니고 그저 실수로 발사된 것이라고 말을 했다. 물론, 실수라고하기에는 상당히 정확한 지점에 총탄이 박혀 있었지만.
“후~. 무술대회의 원한이라면 나중에 들어주겠어.”
“그런 이유가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뭐지?”
“저는 현상금 사냥꾼 일도 겸업하고 있어서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표정이 굳어지는 슈리. 분명 자신을 죽은 것처럼 위장해서 속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냄새를 맡고 따라붙은 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강제로라도 기억을 날려버려야겠다면서 지팡이를 꺼내드는 슈리. 하지만 가이는 그녀의 행동을 말리면서 자신이 대충 해결을 해 보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나 먼저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피리아. 그녀는 겁도 없이 총을 겨누고 있는 상대의 앞으로 다가가서는 이것이 총이냐고 하면서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을 빛내고 있었고 그런 의외의 상황에 모두들 얼이 빠진 덕분에 싸울 의지를 잃고 결국 술집으로 가게 되었다.
술집에서 자신의 이름을 세이라 스칼렛이라고 밝힌 그녀는 설마 죽었다고 알려진 그 사람이 이렇게 태연히 살라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다고 하면서 조금은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어차피 죽었으니 현상금 같은 것은 받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냐고 말을 하는 슈리. 그러자 세이라는 그것도 그렇다고 말을 하면서 큰 잔에 담긴 술을 단번에 마신 다음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현상금은 그냥 포기해야겠다고 했다.
술을 마시던 도중 피리아가 완전히 뻗어버리고 남은 네 명이서 남은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 세이라는 요즘 현상 수배범이 없어서 골치라고 하면서 차라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모험가로 직업을 바꿀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했고 슈리는 그것도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같이 수익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 보다야 나을 테지요.”
“그래도 돈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던데?”
“그거야 여자의 몸은 무기라고들 하니까요.”
가이의 질문에 상큼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세이라. 그녀는 그래도 아직 진짜로 한 적은 없다고 말을 하면서 그저 간단한 서비스 정도였다고만 말을 했지만 다른 세 사람은 그다지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한 눈초리에 세이라는 정말로 그렇다고 하면서 뭣하면 가이에게 자신의 처음을 줘도 상관이 없다고 말을 했고 그 발언에 슈리가 그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하면서 가이는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게 왁자지껄 술을 마신 다음 세이라는 내일 보자고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은 메이와 가이는 각자 피리아와 슈리를 업고 여관으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다음날, 숙취에 머리가 아픈 둘을 데리고 경기장으로 온 메이. 피리아는 아직도 졸린다고 말을 하면서 은근슬쩍 슈리의 어깨에 기댔고 슈리는 메이에게 술 깨는 주문이라도 걸어달라고 말을 했다.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메이가 주문을 시전하려고 하자 어제 봤었던 세이라가 웃으면서 다가와 갈색으로 된 병을 두 사람에게 내밀었다. 그 병을 받아들고 마시는 슈리와 피리아. 메이의 조금은 나아졌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당장은 모르겠다고 하는 슈리. 피리아는 반쯤 눈을 감았다 떴다 하더니 이내 슈리의 무릎 위에 몸을 누이고 잠들었고 메이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세이라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할 준비를 하는 동안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는 슈리. 그리고 뒤이어 피리아도 눈을 뜨고 일어나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는지 물어봤고 메이는 웃으면서 이제 막 시작이 되려 한다고 말을 했다.
슈리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다 세이라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지만 어차피 당장 협박을 하거나 잡아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 덕분에 일단 안심하고 조용히 가이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링으로 올라온 가이는 맞은편에 선 로브를 뒤집어 쓴 남자를 보면서 오늘은 속전속결로 끝을 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어제 대기실에서 보기는 했지만 일단 공격을 피하면서 반격으로 주도권을 가져가는 타임이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었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 지를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해온 덕분에 윤곽이 적당히 잡히고 있는 상태였다.
심판의 시합개시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곧바로 돌격하는 가이. 상대방은 그런 가이의 움직임을 피하기 위해 몸을 틀었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가이의 주먹이 로브를 스쳤다. 예상외의 빠른 스피드에 조금은 놀라면서도 곧바로 손에 모은 포스를 날려버리는 가이. 상대는 그것도 피하면서 천천히 반격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거야? 손님들이 지루해 한다구.”
가이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상대. 가이는 혀를 차면서 도발은 안 통한다고 생각을 하고는 조금 전 달려들었을 때 보다 더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양 다리에 포스를 집중시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뛰어 들어가는 가이. 조금 전과는 다른 무척이나 빠른 속도에 상대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가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스피드와 파워를 충분히 얻은 일격을 맞고 링 바깥으로 튕겨나가는 상대방. 심판은 곧바로 복귀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고 가이는 진땀을 흘리면서 제발 일어나서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방금 전의 일격은 어디까지나 허를 찌른 것이고 두 번이 통할 리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신은 그러한 가이의 바램을 들어주지 않았고, 상대방은 비틀거리면서 일어나 링으로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끈질기네.”
그렇게 말을 하면서 뒤로 물러서서 다시 한 번 자세를 잡는 가이. 이번에는 방금 전의 스피드를 계속 유지할 생각으로 전신에 포스를 돌리기 시작했고 상대가 올라오자 심호흡을 하면서 어지간하면 이런 것 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로브를 벗어버리는 상대방. 그걸 본 가이는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름 아닌 자신과 같은 수인족, 그것도 토끼귀가 달려있는 수인이었으니까.
관중석에서 그걸 지켜보던 세 사람도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여자라는 것 때문에 슈리의 마음은 상당히 불안했고 세이라는 이렇게 되면 정말로 승부를 알 수 없는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을 하면서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지켜보자고 말을 했다.
이글루스 가든 -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
겨우 그녀를 말린 다음 메이는 피리아와 함께 방으로 돌아와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무술대회보다도 인파를 해쳐나가느라 기력을 소모한 덕분에 둘은 손가락을 제대로 움직일 힘도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씻고 자야 한다는 생각이 겨우 두 사람을 움직여 샤워를 하게 만들었다.
샤워를 한 다음 속옷만 입은 상태 그래도 침대에 엎어져 잠들어 버린 피리아. 메이는 그런 피리아에게 이불을 제대로 덮어준 다음 자신도 그 옆에 누워 곧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레반테인은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 하잘것없는 녀석들이 메이에게 그렇게나 달려든 거냐고 하면서 일갈을 터트렸다. 덜덜 떨면서 자신들의 실책에 대한 것은 달게 받을 테니 제발 그 분노만큼은 거둬 달라고 하는 부하들. 그는 한숨을 쉬면서 알았으니 일단 내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한 다음 부하들에게 하나의 명령을 내렸다.
“내일 당장 메데이아님을 보호하기 위해 팀을 구성해라. 물론, 어떤 방법을 써도 무방하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메데이아님에게 들키지 않도록 주의해라.”
분노를 거두고 침착하게 명령을 내리는 그 모습에 일단은 살았다고 생각한 부하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그들의 착각이었고 레반테인은 그럼 이제 그 책임을 물을 시간이라고 하면서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사악해 보이는 웃음을 지은 다음 부하들을 둘러봤다.
다음날, 제 1시합이 가이의 시합이라 표를 구입해 일찍 자리를 잡는 세 사람. 주변에 슬금슬금 들어오기 시작하는 다른 관객들이 보였고 슈리는 피리아에게 후드를 씌우면서 이러고 있으면 어제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을 했다. 물론, 그녀의 복장을 알고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나저나 꽤나 빡빡한 일정이네.”
메이의 그 말에 무슨 의미냐고 묻는 피리아. 보통은 무술대회를 연다고 한다면 예선부터 시작해 한 달 정도의 여유를 잡아두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 다음 이렇게 사람을 많이 뽑아 막무가내로 본선을 치루는 일은 잘 없는 거라고 설명을 했다. 그 말에 알듯 말듯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피리아. 슈리는 나중에 다른 곳의 대회를 보면 알게 된다고 하고 곧바로 시선을 돌려 가이가 걸어 나오고 있다고 말을 했다.
가이는 어제와 같이 긴 통로를 지나면서 오늘은 어제처럼 간단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잔뜩 기합을 넣고 있었다. 어제의 시합이 싱겁게 끝나버려 자세한 실력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저 덩치와 도끼로 짐작해 보건데 상당한 실력을 쌓아 왔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강적의 등장에 조금은 격양된 모습을 보이는 가이. 어두침침한 통로를 지나 눈앞의 링에 도착한 그는 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면서 단번에 뛰어올라 링 위에 사뿐히 착지를 했다. 그러한 움직임에 환호성을 보내는 관중들. 가이는 그런 환호성을 들으면서 상대가 나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의 움직임을 보면서 역시나 저런 움직임을 보일 정도는 되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 슈리. 하지만 메이는 그저 단순히 퍼포먼스로 한 것 같다고 말을 했고 그 말에 슈리는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면서 메이를 노려봤다. 그 시선을 피하면서 상대방 선수가 입장한다고 하는 메이. 피리아와 슈리도 고개를 돌려 상대방 선수를 보기 시작했고 그 압도적인 덩치를 보면서 조금은 놀라고 있었다.
가이는 링에 들어온 상대방을 보고 정중히 허리를 숙여 잘 부탁한다고 했고 그 오크는 웃으면서 어디 한 번 신명나게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심판의 지시에 따라 링 중앙으로 걸어오는 둘. 머리 하나 정도의 키의 차이와 함께 가지고 있는 근육의 차이도 엄청났지만 가이는 그다지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상대와 만난 흥분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을 뿐.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심판의 시합개시를 알리는 것과 함께 일단은 뒤로 물러나 신중하게 상대를 살피는 가이. 상대인 오크도 섣불리 치고 들어오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고 조용히 가이를 노려보고 있었고 잠깐의 대치상황이 지속되었다.
그것을 먼저 깬 쪽은 바로 오크. 성질 급하다는 종족에 걸맞게 그는 함성을 지르면서 가이에게 돌격을 해왔고 가이는 자세를 잡으면서 역시 마찬가지로 오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거대한 도끼가 눈앞에 다가오는 것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는 가이. 그런 다음 포스를 모아 무릎차기로 북부를 강하게 때렸고 오크는 주춤거리면서 몇 걸음 물러섰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다시 공격을 하는 가이. 오크는 팔을 들어 막으려고 했지만 포스를 모아둔 가이의 발차기는 팔 하나로 그리 간단하게 막아질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조금 밀려나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는 오크. 하지만 그는 분노보다는 기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오래간만에 자신의 투쟁본능을 높여주는 사람이 등장했다고 즐거워 하고 있었고 가이는 웃으면서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렇게 피가 끓어오르기는 처음이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그런 대회를 나눈 다음 공방을 주고받는다. 오크는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둘러보지만 가이의 움직임은 그보다 더 빨라서 오크의 공격을 피하고 정확히 타격을 주고 있었다. 물론, 오크의 단단한 가죽덕분에 실제로 들어간 데미지는 크지 않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체력을 빼놓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몇 번의 연타를 더 집어넣은 다음 거리를 벌리는 가이. 오크는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은 아직 멀쩡하다고 한 다음 어서 제대로 덤벼보라고 일갈을 날렸다. 그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괴를 막는 관중들. 하지만 가이는 웃으면서 자신이 물러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대답을 했다.
자세를 낮추면서 포스를 모으는 가이. 오크는 웃으면서 슬슬 끝을 낼 때가 온 것 같다고 한 다음 도끼를 한 손으로 돌리기 시작했고 가이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은 채 잠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오크가 도끼를 던지는 것과 함께 도끼의 정면으로 달려드는 가이. 모두들 갑자기 왜 저러는 것이냐며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도끼를 피한 다음 질풍같이 달려들어 무수히 많은 난타를 하는 가이의 모습이었다.
“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크허억!”
제아무리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포스가 담긴 수백 번의 연타에는 버티질 못하는 법. 오크는 피를 토하면서 그대로 뒤로 쓰러졌고 가이는 그에게 더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 말에 웃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말을 한 다음 이긴 것을 축하한다고 말을 하는 오크. 뒤이어 심판의 선언이 이어지는 것과 함께 장내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시합장면을 보면서 마른침을 삼키던 셋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싸움이었다고 의견을 나눴다. 피리아는 정면으로 그렇게 달려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하면서 역시 배울 것이 많다고 했고 메이는 그래도 저런 것은 아무나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고 한 다음 함부로 따라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다.
시합이 끝나고 잠간 쉬는 시간에 간식거리를 사러 온 피리아와 슈리. 메이는 어제 사왔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피리아 혼자 가는 것은 불안하다는 이유덕분에 둘이서 같이 오게 된 것이었다.
매점에 있는 메뉴판을 보면서 무엇을 골라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는 피리아. 슈리는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한 다음 벌써 이것저것 주문을 하기 시작했고 피리아는 웃으면서 그럼 자신은 팝콘과 마른 오징어를 먹고 싶다고 했다.
간식을 사와 자리에 돌아가자 메이가 이제 왔냐고 하면서 수상한 사람은 없는지 물어봤고 피리아는 그렇게 수상한 사람은 안 보인다고 하면서 손에 들고 있는 음료수를 메이에게 건넸다. 음료수를 받아든 메이는 마침 목이 마르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다고 한 다음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뒤이어 이어지는 시합들을 보면서 역시나 수준이 다르다고 하는 피리아. 메이는 마족인 자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다지 강할 것도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실력이 뛰어난 것은 인정을 한다고 했다. 슈리는 모두들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이에게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어제 같은 사태가 발생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셋. 하지만 어쩐 일인지 세 사람을 향해 맹렬히 따라오는 사람은 없었고 일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따라오기는 했지만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거나 구르는 등 그다지 성과는 없었다.
여관으로 무사히 돌아온 다음 오늘 가이가 이긴 기념으로 무언가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자고 말을 하는 슈리. 피리아는 웃으면서 찬성이라고 말을 했고 메이는 상관없다고 했다. 그러자 슈리는 그럼 그렇게 하기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을 한 다음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잠시 후 약간은 땀에 젖은 옷으로 가이가 돌아와 오늘도 어렵게 이겼다고 말을 했다.
“아~. 역시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아.”
“그래도 그런 사람들을 이겼으니 오빠는 더 강한 사람이네요.”
“중요한 건 실전이 아닐까나?”
메이의 실전이 중요하지 않느냐는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기는 했지만 확실히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 가이. 슈리는 웃으면서 그럼 오늘은 연승을 올린 기념으로 무언가 맛있는 것이라도 먹으러 가자고 말을 했고 그 말에 가이는 아직 우승도 안했는데 너무 성급하게 구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그래도 가끔은 좋은 음식을 먹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적당한 규모의 식당. 간단한 요리 몇 개를 주문하자 우선은 따뜻한 빵과 버터가 나왔고 그 다음에 음료가 나와 테이블 위에 착착 놓여졌다. 피리아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침을 흘렸고 메이가 그걸 닦아주면서 다 큰 아가씨가 그렇게 침을 흘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빵을 조금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메인 요리가 나와 차례대로 식탁 위에 놓여졌다.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한 고급스러운 그 모습에 침을 삼키는 피리아. 가이는 웃으면서 마음껏 먹어도 좋다고 말을 한 다음 다만 배탈이 날 때 까지 먹지는 말라고 했고 그 말에 슈리와 메이는 웃으면서 피리아도 어린아이가 아니니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했다.
식사를 하면서 내일의 대전 상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네 사람. 가이는 내일은 어쩌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고 그런 그의 모습에 메이는 그러다가 자만심 때문에 지는 꼴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을 하라고 했다. 슈리는 가이가 상대에게 자만할 리 없다고 하면서 내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고 그러는 사이 피리아는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열심히 먹는 것에 열중을 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 잘 먹었다면서 상당히 만족한 표정을 짓는 피리아.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짓는 다른 세 명. 그들은 이제 슬슬 어둠도 깔리고 있으니 여관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총서이 울리는 것과 함께 가이의 발 바로 앞에 하나의 총탄이 박혔다. 그 총탄과 자신들의 앞을 막아선 사람을 보고 가이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설마 복수를 하러 온 것이냐고 물었고 그 말에 상대는 복수는 아니고 그저 실수로 발사된 것이라고 말을 했다. 물론, 실수라고하기에는 상당히 정확한 지점에 총탄이 박혀 있었지만.
“후~. 무술대회의 원한이라면 나중에 들어주겠어.”
“그런 이유가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뭐지?”
“저는 현상금 사냥꾼 일도 겸업하고 있어서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표정이 굳어지는 슈리. 분명 자신을 죽은 것처럼 위장해서 속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냄새를 맡고 따라붙은 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강제로라도 기억을 날려버려야겠다면서 지팡이를 꺼내드는 슈리. 하지만 가이는 그녀의 행동을 말리면서 자신이 대충 해결을 해 보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나 먼저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피리아. 그녀는 겁도 없이 총을 겨누고 있는 상대의 앞으로 다가가서는 이것이 총이냐고 하면서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을 빛내고 있었고 그런 의외의 상황에 모두들 얼이 빠진 덕분에 싸울 의지를 잃고 결국 술집으로 가게 되었다.
술집에서 자신의 이름을 세이라 스칼렛이라고 밝힌 그녀는 설마 죽었다고 알려진 그 사람이 이렇게 태연히 살라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다고 하면서 조금은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어차피 죽었으니 현상금 같은 것은 받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냐고 말을 하는 슈리. 그러자 세이라는 그것도 그렇다고 말을 하면서 큰 잔에 담긴 술을 단번에 마신 다음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현상금은 그냥 포기해야겠다고 했다.
술을 마시던 도중 피리아가 완전히 뻗어버리고 남은 네 명이서 남은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 세이라는 요즘 현상 수배범이 없어서 골치라고 하면서 차라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모험가로 직업을 바꿀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했고 슈리는 그것도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같이 수익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 보다야 나을 테지요.”
“그래도 돈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던데?”
“그거야 여자의 몸은 무기라고들 하니까요.”
가이의 질문에 상큼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세이라. 그녀는 그래도 아직 진짜로 한 적은 없다고 말을 하면서 그저 간단한 서비스 정도였다고만 말을 했지만 다른 세 사람은 그다지 믿을 수 없다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한 눈초리에 세이라는 정말로 그렇다고 하면서 뭣하면 가이에게 자신의 처음을 줘도 상관이 없다고 말을 했고 그 발언에 슈리가 그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하면서 가이는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게 왁자지껄 술을 마신 다음 세이라는 내일 보자고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은 메이와 가이는 각자 피리아와 슈리를 업고 여관으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다음날, 숙취에 머리가 아픈 둘을 데리고 경기장으로 온 메이. 피리아는 아직도 졸린다고 말을 하면서 은근슬쩍 슈리의 어깨에 기댔고 슈리는 메이에게 술 깨는 주문이라도 걸어달라고 말을 했다.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메이가 주문을 시전하려고 하자 어제 봤었던 세이라가 웃으면서 다가와 갈색으로 된 병을 두 사람에게 내밀었다. 그 병을 받아들고 마시는 슈리와 피리아. 메이의 조금은 나아졌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당장은 모르겠다고 하는 슈리. 피리아는 반쯤 눈을 감았다 떴다 하더니 이내 슈리의 무릎 위에 몸을 누이고 잠들었고 메이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세이라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할 준비를 하는 동안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는 슈리. 그리고 뒤이어 피리아도 눈을 뜨고 일어나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는지 물어봤고 메이는 웃으면서 이제 막 시작이 되려 한다고 말을 했다.
슈리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다 세이라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지만 어차피 당장 협박을 하거나 잡아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 덕분에 일단 안심하고 조용히 가이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링으로 올라온 가이는 맞은편에 선 로브를 뒤집어 쓴 남자를 보면서 오늘은 속전속결로 끝을 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어제 대기실에서 보기는 했지만 일단 공격을 피하면서 반격으로 주도권을 가져가는 타임이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었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 지를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해온 덕분에 윤곽이 적당히 잡히고 있는 상태였다.
심판의 시합개시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곧바로 돌격하는 가이. 상대방은 그런 가이의 움직임을 피하기 위해 몸을 틀었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가이의 주먹이 로브를 스쳤다. 예상외의 빠른 스피드에 조금은 놀라면서도 곧바로 손에 모은 포스를 날려버리는 가이. 상대는 그것도 피하면서 천천히 반격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거야? 손님들이 지루해 한다구.”
가이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상대. 가이는 혀를 차면서 도발은 안 통한다고 생각을 하고는 조금 전 달려들었을 때 보다 더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양 다리에 포스를 집중시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뛰어 들어가는 가이. 조금 전과는 다른 무척이나 빠른 속도에 상대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가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스피드와 파워를 충분히 얻은 일격을 맞고 링 바깥으로 튕겨나가는 상대방. 심판은 곧바로 복귀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고 가이는 진땀을 흘리면서 제발 일어나서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방금 전의 일격은 어디까지나 허를 찌른 것이고 두 번이 통할 리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신은 그러한 가이의 바램을 들어주지 않았고, 상대방은 비틀거리면서 일어나 링으로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끈질기네.”
그렇게 말을 하면서 뒤로 물러서서 다시 한 번 자세를 잡는 가이. 이번에는 방금 전의 스피드를 계속 유지할 생각으로 전신에 포스를 돌리기 시작했고 상대가 올라오자 심호흡을 하면서 어지간하면 이런 것 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로브를 벗어버리는 상대방. 그걸 본 가이는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름 아닌 자신과 같은 수인족, 그것도 토끼귀가 달려있는 수인이었으니까.
관중석에서 그걸 지켜보던 세 사람도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여자라는 것 때문에 슈리의 마음은 상당히 불안했고 세이라는 이렇게 되면 정말로 승부를 알 수 없는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을 하면서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지켜보자고 말을 했다.
이글루스 가든 -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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