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ol-소녀의 여행- 1-10 ㄴThe Fool

옷을 갈아입은 다음 가이를 데리고 나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는 둘. 아침 일찍 영업하는 식당은 마을 안에서도 그 숫자가 상당히 적었지만 그래도 영업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본 세 사람은 안으로 들어가 음식을 주문한 다음 결계가 강해진 이유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뭔가 굉장히 강한 마수라도 나타난 게 아닐까요?”

피리아의 말에 고개를 젓는 슈리. 그 정도의 강한 마수라면 결계 너머로 실루엣이 보일 정도로 크거나 아니면 벌써 마을을 공격하고 있어야 정상인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이 상당히 수상한 점이라고 말을 했고 가이는 그냥 결계 장치의 점검 정도가 아니겠냐고 말을 꺼냈다. 하지만 슈리는 그것도 아닐 것 같다고 하면서 지금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에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고 그럼 오늘 하루는 여기에 머물러야 하느냐는 피리아의 말에 그녀는 걿게 될 지도 모른다고 대답을 했다.

“이 정도로 출력을 높인 것으로 봐서는 상당히 강한 녀석이겠지만.”
“주문하신 것 나왔습니다~.”
“결계가 강화되었는데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가이는 음식을 가지고 나온 종업원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 종업원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이렇게 결계가 강화되는 이유에 관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종업원의 말로는 일정 주기로 마을에 침입하려고 하는 거대한 마수가 있고 그 피해를 막기 위해 이렇게 미리 결계를 강화시켜 둔다는 것. 그 거대한 마수는 결계를 뚫지 못하면 제 풀에 지쳐서 다른 곳으로 가 버린다는 말에 가이는 잡을 생각은 해 보지 않은 거냐고 물었고 종업원은 잡을 생각을 해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마을 안에는 평범한 사람들만 있어서 마수에게 덤비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일이라고 설명을 한 다음 세 사람에게 다치고 싶지 않다면 그저 조용히 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임식을 먹으면서 가이는 그렇다면 자신들이 그 마수를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을 했고 슈리는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지만 일단 마을에 상당한 피해를 준다는 말로 미루어 짐작할 때 그다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확실하다고 했다. 그 말에 그런 녀석일수록 더더욱 불타오른다고 말을 하는 가이. 하지만 피리아는 이번에는 나서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을 하면서 여자의 감이 그렇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했고 가이는 그런 감 같은 것은 그다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말을 하면서 자신은 혼자서라도 그 녀석과 싸울 것이라고 말을 했다.

“알아서 해요.”
“안도와 줄 거야?”
“그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말 불안해요.”

피리아의 그 말과 표정을 본 가이는 그녀가 저 정도로 반응을 보이는 것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것인지 궁금증을 가지면서도 일단은 그 마수와 겨뤄보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고 슈리는 그럼 일단 같이 나가서 상대를 해 보고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 같으면 그냥 얌전히 돌아오자고 하는 의견을 내놨다.
결국 마수를 상대하기로 한 세 사람은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해 마수가 온다는 방향으로 나가 천천히 기다리기 시작했다. 가이는 어떤 녀석인지는 몰라도 빨리 봤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잔뜩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고 피리아는 역시나 불안한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을 하면서 위험할 것 같으면 빨리 도망을 치자고 몇 번이나 말을 했다. 슈리는 그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함께 결계의 투명도를 보면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마법을 쓰면 적당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고 그런 세 사람의 귀에 엄청나게 큰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나타난 건가?”
“엄청난 소리, 이길 수 있을까요?”
“그건 해 봐야 아는 일이겠지.”

그렇게 말을 하면서 만약에 돌진해서 자신들을 그대로 받아버리는 것에 대비하여 방어 결계를 펼치는 슈리. 상당히 마력을 쏟아 부은 결계로 어지간한 덩치의 마수가 전력으로 돌진한다고 해도 뚫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일단은 어떤 녀석이 달려오는 것인지 한 번 보자고 했다.
세 사람이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저 멀리서 지축을 울리면서 달려오는 무언가 검은 물체가 보였다. 피리아는 처음에는 그저 가벼운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검은 물체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에 따라 땅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완전히 긴장을 한 상태가 되었고 가이는 웃으면서 이 정도는 돼야 제대로 피가 끓어오른다고 말을 하면서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슈리의 방어결계에 일차로 들이받은 그 검은색의 마수를 보는 순간 슈리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전설상의 대형 마수 베히모스. 멸종했다고 알려져 있어서 자신도 환상 속의 마수라고 생각했던 종이 이렇게 눈앞에서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고 덕분에 실물을 본 그 순간에도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슈리가 그렇게 놀라는 것과는 다르게 가이는 결계 바깥으로 뛰쳐나가 그대로 거대한 마수의 몸을 타고 등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에 무언가 이물질이 붙었다는 것을 안 그 마수는 몸을 흔들면서 가이를 떨어뜨리려고 했지만 그는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일단 등에 올라오는 것 까지는 성공을 했다.

“우선은 이거다! 맹호 침투경!”

오른손에 포스를 집중시켜서 그대로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가이. 하지만 마수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 모습에 화가 난 가이는 공중으로 뛰어 올라 양 발에 포스를 집중한 다음 그대로 낙하하면서 다시 한 번 일격을 먹였다. 하지만 역시나 통하지 않는 것인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마수. 가이는 당황했지만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동원하기로 마음을 먹고 포스를 양 손에 집중시켜 그대로 백렬권을 날렸다.
한 편 가이가 그렇게 고군분투 하고 있는 동안 피리아는 호흡을 고르면서 슈리에게 저 마수가 전설상의 베히모스가 맞는 것이냐고 물었고 그녀는 검은 털에 거대한 몸, 그리고 소와 고래를 섞어놓은 것 같은 안면의 모습에서 그 베히모스가 확실하다고 말을 했다.

“그런 전설상의 마수를 간단히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는데.”
“하지만 쓰러뜨리는 방법은 있어.”

슈리의 말에 그런 방법이 있으면 진작 말을 하라고 하는 피리아. 슈리는 미안하다고 말을 하면서 자신도 베히모스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 너무 놀라서 그랬다고 말을 한 다음 예전에 본 책에서 베히모스의 약점이 언급되어 있었다고 말을 했다. 그 약점 부위에 대해 말을 하는 그녀. 피리아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거기를 정확히 노리면 쓰러지는 것이냐고 물었고 슈리는 자신도 책에서만 봤을 뿐이라고 하면서 확실히 쓰러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을 했다.
어차피 이렇게 당하나 저렇게 당하나 마찬가지라고 마음을 먹은 피리아는 등판 위에서 열심히 고생하고 있는 가이에게 조금만 더 그렇게 시간을 끌어 달라고 속으로 중얼거린 다음 결계를 나와 빠른 움직임으로 베히모스의 주변을 돌면서 슈리가 말을 한 그 약점이라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우왓! 꺄앗! 와앗!”

피리아가 나온 것을 알아차렸는지 베히모스는 그 거대한 발로 피리아를 잡으려고 하고 있었고 그녀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면서 요리조리 그 무지막지한 공격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시선을 한 곳에서 거두지 않는 그녀. 조금의 틈만 있다고 한다면 자신의 마법으로 그 약점이 되는 부위를 확실하게 공격할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거대한 덩치에 걸맞지 않는 재빠른 몸놀림의 베히모스는 그럴 여유를 주지 않고 있었다.
피리아가 그렇게 밑에서 움직이는 동안 가이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이 정도로 가죽이 질길 줄은 몰랐다고 중얼거렸다. 일단 딱딱한 껍질을 가진 상대에게 쓰는 침투경을 써보기는 했지만 그다지 타격을 입은 것 같아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고 마구 두들겨도 오히려 저리는 것은 자신의 주먹과 발. 여기서 포기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을 해보는 그였지만 그래도 남자가 여기서 포기하고 물러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다시 한 번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라 양 손을 모으고 포스를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사부님이 제대로 다룰 수 없으면 쓰지 말라고 하신 거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 받아라! 백호 폭렬장!”

외침과 함께 양 손을 모은 채로 손바닥을 베히모스를 향해 뻗는 가이. 그 순간 모였던 포스가 일제히 해방이 되면서 일직선으로 베히모스의 등 정 중앙을 향해 날아갔고 정확히 명중하는 것과 함께 제법 큰 상처를 남겼다. 그 모습을 보면서 승리의 미소를 짓는 가이. 하지만 자신이 다룰 수 있는 포스도 이미 한계치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 제대로 된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았고 마지막 남은 방법이 있다면 저 상처가 난 곳에 손을 쑤셔 넣고 남아 있는 포스를 안에서 터트리는 것뿐이었다.
베히모스의 몸이 흔들리면서 일순간 움직임이 멈추자 피리아는 곧바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썬더 스톰에 비견될 만큼 강한 마법이기는 했지만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그 공격이 대상 하나에 집중된다는 것. 베히모스의 두꺼운 가죽을 뚫을 수 있는, 지금 피리아가 가진 가장 강한 마법은 이것 하나뿐이었다.

“대기를 감싸는 전격의 힘이여, 지금 나의 손에 모여 내 눈앞에 있는 강대한 적을 해치우기 위해 모여라. 적을 찢고 불태우는 그 힘이여. 지금 나의 손에 모여 그 강대한 힘을 행사하라! 라이트닝 버스터!”

주문 영창을 끝내는 것과 함께 마력을 모슨 손을 베히모스의 목을 향해 뻗는 피리아. 그녀의 손에서 푸른색의 빛의 기둥이 뻗어 나가는 것과 함께 베히모스의 목을 정확히 꿰뚫어 버렸고 엄청난 양의 피를 뿌리던 베히모스는 그대로 균형을 잃고 그녀의 위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힘일 소모한 그녀는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고 중얼거리면서 의식을 잃었고 베히모스는 그대로 큰 먼지를 일으키면서 쓰러졌다.
피리아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 봤다. 이 안은 일단 자신이 묵고 있는 여관은 아니다. 그럼 죽어서 천국에 온 것일까? 볼을 꼬집어보니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일단 죽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몸 여기저기가 상당히 쑤시고 아팠다.

“일어났구나?”
“언니?”

멍하게 있다가 슈리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는 피리아. 이곳은 다름 아닌 병실이었고 자신은 몸 여기저기에 붕대를 감고 있는 상태로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자신이 왜 병실에 있는 것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피리아의 표정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슈리. 그 과정은 의외로 상당히 처참한 것이어서 피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다.
낙하하는 베히모스의 시체 밑에 그대로 깔릴 뻔한 피리아에게 곧바로 방어결계를 건 슈리의 행동은 피리아의 상처를 줄이는 것에 지대한 공헌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다치는 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가이는 결계 안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피리아를 업어 들고 마을 안의 병원으로 급하게 뛰었고 다행히 조치가 빨랐던 덕에 피리아는 지금 이렇게 무사히 살아있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피리아는 이번에도 두 사람에게 폐를 끼쳤다면서 고개를 돌렸지만 슈리는 피리아가 무사한 것 하나 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고 하면서 뼈가 부러지거나 한 곳은 없지만 그래도 며칠간은 푹 쉬어두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

“가이씨도 지금은 여관 안에서 쉬고 있어. 더불어 우리는 지금 마을 사람들에게 영웅 취급을 받고 있고.”
“상처뿐인 영광이네요.”
“그래도 베히모스의 몸 안에서 상당히 커다란 마석을 발견했으니 그걸로 괜찮은 것 같은데? 그것만 팔아도 아마 평생 놀고먹을 돈은 나올 거야.”

슈리의 말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마을 사람들이 가지려고 하지 않았냐고 묻는 피리아. 슈리는 마법으로 적당히 위협한 다음 크기를 압축해서 피리아의 가방 안에 넣고 마을 사람들에게 만약 건드릴 경우에는 마을 하나가 날아갈 각오를 해 두라고 말을 했더니 얌전히 물러 서거라고 말을 했고 그 말에 피리아는 한숨을 쉬면서 그럼 조금만 더 자 보겠다고 말을 했다.
피리아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 나온 슈리는 마을로 나와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곧장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완전히 지쳐서 곯아 떨어져 있는 가이를 덮친 다음 책임지게 만든다는 완벽한 작전. 물론 평소라면 간단히 통하지는 않겠지만 가이는 지금 완전히 지쳐서 곯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의외로 간단하게 성공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슈리가 그렇게 계획을 꾸미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완전히 잠에 취해 지진이 일어난다고 해도 깨어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가이. 그는 자신의 신변에 다가오는 위협은 전혀 감지를 하지 못한 채 그저 꿈나라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우웅? 뭔가 부드러운 느낌이….”

한참을 잘 잔 다음 겨우 눈을 뜬 가이. 팔에 다가오는 조금은 푹신한 감촉에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돌린 순간 그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졌다. 왜냐하면 그의 옆에는 슈리가 속옷만 입은 상태로 자고 있었으니까. 그는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그녀가 깰까봐 간신히 참은 다음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슈리가 왜 내 옆에 저런 차림으로 자고 있는 거야?’

머릿속이 혼란한 그는 일단 나가서 천천히 생각해 봐야 겟다고 결심하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마침 타이밍 좋게 슈리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더니 웃으면서 기분이 좋았냐고 물어봤고 가이는 그대로 굳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무의식중에 덮치게 된 것 같다고 하면서 슈리에게 사과를 하는 가이.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고 말을 한 다음 남자답게 책임을 져 달라고 말을 했고 가이는 이제 더 이상 도망갈 구석이 없다는 생각에 속으로 울면서 알았으니 앞으로 슈리를 책임지겠다고 말을 했다. 그 말에 웃으면서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한다고 말을 하고 다시 한 번 더 하겠느냐고 묻는 슈리. 가이는 되도록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오는 슈리의 손길에 몸은 정직하게 반응을 하고 있었고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인생이 꼬여가는 것에 대해 신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물론, 속으로만.
피리아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슈리는 가이와 어느 틈에 다정한 사이가 되었고 그 모습을 본 피리아의 입에서는 역시나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말이 나왔다. 그 말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말리지 않고 뭘 한 거냐고 따지는 가이였지만 자신이 정신을 잃은 틈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대답을 하는 피리아. 그 말에 가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제 다 끝났다고 말을 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에게 편지는 보냈어요?”
“응. 그런데 답장이 왔더라. 그것도 아주 빠르게.”

그 말에 대체 어떤 답장이 왔냐고 묻는 피리아. 가이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에미리에게 차였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피리아는 그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을 하면서 너무 오랫동안 떨어진 것이 원인이 아니냐고 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을 하면서.

“원래라면 그 이유를 물으러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이미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별 수 없지 뭐. 사실 슈리도 미인이고, 성격 좋고 하니 나쁜 선택은 아닐 테고.”

그 말에 일편단심이 맞느냐고 하면서 눈을 가늘게 뜨는 피리아. 가이는 편지 한 장이 자신을 바꿨다고 하면서 앞으로 더 이상 그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고 그렇게 둘이서 옥신각신 하는 사이 슈리가 과일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들어와 회복이 빠른 것 같다고 하면서 피리아에게 가이가 자신을 책임지겠다고 말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말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몰라서 애매한 웃음을 짓는 피리아였지만 일단 입으로는 축하한다고 말을 했으며 부디 좋은 관계로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피리아의 부상도 완전히 완치되어서 마을을 떠나게 된 일행. 마을 사람들은 먼 곳 까지 배웅을 하겠다고 했지만 가이는 그것을 한사코 거절하면서 자신들은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을 한 다음 두 사람의 손목을 접고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묻는 피리아에게 자꾸 저렇게 따라 붙으면 귀찮다고 대답하는 가이. 슈리는 그래도 배웅을 받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을 했고 피리아는 어쩐지 밑에 깔린 사람으로만 기억될 것 같아서 차라리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가도를 걸어가면서 이제 피리아의 목적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을 하는 가이. 하지만 피리아는 그래도 아직 그곳까지 가려고 한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면서 남은 시간은 많으니 여유롭게 가자고 했고 가이와 슈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의견에 동의했다.

“날씨 참 좋다~.”
“이렇게 맑은 날이 너무 길어도 문제지만.”
“그래도 저희가 움직이려면 이 정도가 딱 좋은걸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긋하게 걷는 세 사람. 아직까지 먼 길이 남아 있다고 해도 이 정도의 페이스라면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피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를 불렀고 슈리는 그 콧노래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가이는 되도록 마수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렸고 다른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강한 마수만큼은 되도록 사양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참을 그렇게 걸어 한 도시에 도착한 세 사람. 이 도시는 에리운이라는 이름의 도시로 특별히 대단한 것은 없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라 적당히 정보를 얻기에는 좋은 곳이었다. 피리아는 이곳에서 충분히 쉬어 가자고 말을 했고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 때 까지만 해도 자신들의 결정이 어떤 일에 휘말릴지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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