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of Fortune 5-32 └Wheel of fortune[完]

진과 키바는 침대에 누워서 그 동안의 힘들었던 여정을 떠올리면서 여기까지 오는 것에 참 많은 고생을 했다고 중얼거렸다. 물론, 중간 중간 어이없게 쉽게 진행되던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만만하게 볼 여정은 아니었던 것. 둘은 자신들이 그러한 여정에서 어떻게 살아서 여기까지 도착한 것이 용하다고 중얼거린 다음 이제부터 상대할 운명의 세 여신이라는 존재와의 싸움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서로의 피를 걸고 맹세하니,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고 무릎 꿇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울 것이며 죽을 때에도 서서 죽어 모두의 방패가 되리라.”
“이 맹세, 예전에 전쟁 때 빼고는 해본 적이 없는데.”

키바의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진. 사실 전쟁 전에 참전하는 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하는 일종의 자기 위로용 주문 같은 것이었지만 지금 이렇게 두 사람만이 이걸 한다고 생각하니 온갖 감회가 몰려오고 있었다. 그것과 함께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스케일의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에 둘은 쓴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루나는 눈을 뜨고 일어나 조금은 멍 한 얼굴로 데프티를 바라봤다. 아직 잠이 깨지 않았는지 눈을 감고 있는 모습. 그 모습에서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그리움과 따스함을 느낀 그녀는 마치 겨우 집에 돌아온 어린아이처럼 데프티의 품에 다시금 얼굴을 파묻고 그 따스함을 느꼈다. 예전부터 때때로 느껴지고, 그리웠던 이 느낌. 지금 되찾은 이상 잃어버릴 생각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명의 여신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조금은 가혹한 조건이 내걸려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미 결심을 굳힌 루나는 운명에 맞서 지지 않게 위해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일어났니?”
“아, 네.”

어느 틈에 깨어난 데프티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에 기뻐하는 루나. 그런 루나의 모습에 데프티는 편안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를 살짝 끌어안았고 그녀는 어머니인 그 존재의 품에서 한껏 응석을 부리는 어린아이로 돌아가 있었다. 물론, 그러한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고 칼데니안이 다급한 표정으로 올라와 보고를 하려 하다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조금은 고개를 돌리고 헛기침을 했다.

“두 분의 시간을 방해한 것에 이 죄를 어떻게 갚아야 할 지 알 수 없지만 드디어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시작한 것인가.”
“이곳으로 직접 오고 있는 것인가요?”

루나의 그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을 하면서 그 기세가 흉흉해 쉽게 막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하는 칼데니안. 하지만 일단 자신이 손을 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막아 보겠다고 말을 한 다음 아직 다른 군단장들이 전선에 복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니 그들이 복귀할 때 까지 시간을 벌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신. 일게 사자가 감히 접근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닐 것이야.”
“그렇다고 해도 시간을 약간이나마 버는 정도라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곧바로 출정을 하겠다고 말을 하는 칼데니안. 데프티는 되도록 무사히 돌아오라고 하고, 만약 여의치 않다면 명계로 그냥 귀환해도 좋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칼데니안은 그런 일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하면서 이곳에 온 진 일행에게 마지막 결전의 준비를 할 시간을 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을 한 다음 이내 허공에 녹아들듯이 사라져 버렸다.
칼데니안은 무장을 한 채 바깥으로 나가 전 군을 일제히 소집했다. 각양각색의 언데드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는 자신의 검을 뽑아 들고 어차피 우리들은 명토로 되돌아가는 것뿐이니 겁먹지도 말고 물러서지도 말고 그저 눈앞의 적을 막는 것에 최선을 다 하라고 말을 했다. 그 말에 호응하는 언데드들. 그 중에서는 생전에 영웅이라 불렸던 자들도 있어서 그들은 지금 다른 군단장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임시적으로 언데드들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프레시아도 이미 낌새를 알아차리고 나와 리치들에게 슬슬 작전을 실행할 시기가 다가 왔다고 말을 하면서 모두들 준비된 대로 움직이면서 최대한 발을 묶어놓으라고 말을 했다. 그 말에 모두들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대답. 하지만 한 번 죽은 이의 마법력으로는 신을 막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프레시아는 되도록 단 일격으로 끝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혼돈의 주문으로 말이지.’

최소한 한 명이라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그 결과로 몸이 바스러지거나 영혼이 박살난다고 하는 것도 이미 충분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고 어차피 돌아갈 곳이 없는 자신에게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마음에 걸리는 것은 멋대로 안개의 탑으로 보내버린 마리의 앞길이었지만.

“준비는 끝났나?”
“어떻게 한 번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일걸? 신이니까.”

어느 틈에 다가온 칼데니안의 진지한 물음에 가볍게 대답하는 프레시아. 칼데니안은 그런 그녀의 태도에 한 숨을 쉬면서도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차리고 있었다. 아무리 시간을 벌고 최선을 다 한다고 해도 자신이나 프레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발목을 잡는 정도. 그나마 한 가지의 확률이 있다면 프레시아의 비장의 한 수였지만 그것이 제대로 먹혀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었다.
군단이 정비가 되었으면 출발을 서두르라고 하는 칼데니안. 프레시아는 그러지 않아도 이미 준비는 끝났다고 말을 한 다음 만약에 서로 살아서 돌아오면 이번에는 삼 일 밤낮으로 즐겨보자는 말을 꺼냈고 그 말에 칼데니안은 전장에 나가기 전에 그런 실없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이 가장 선봉에 서서 전투를 이끌겠다고 했다.
진 일행은 데프티가 있는 곳으로 불려와 지금 운며으이 세 여신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가는 곳 마다 알 수 없는 이변들을 일으켜 생명체들을 잔인하게 죽이면서 오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을 하는 데프티. 진은 그러한 그들의 태도에 입술을 꽉 다물면서 그럼 자신들도 싸울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그 말에 데프티는 마지막 비장의 수는 진 일행이라고 말을 한 다음 지금 나간 이들이 시간을 버는 동안 최대한 할 수 있는 준비는 마쳐 두라고 말을 했다.
성을 나와 텅 비어버린 성채 내부를 둘러보며 가볍게 한 숨을 쉬는 진. 이만한 숫자라면 사실 대륙을 정복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상대는 하필이면 신이다. 그것도 운명을 조정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 자신들이 이번 싸움에서 지게 된다면 분명 악순환의 고리는 다시 이어질 것이고 데프티와 루나의 고통은 다시 한 번 반복된다. 그러한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싸움은 질 수 없는 싸움이었다.

“모두들, 마음 단단히 먹어라.”
“이미 각오는 충분히 하고 있다구. 형님.”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번 싸움은 질 수 없어요.”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모두의 미래를 위해.”
“나쁜 신님들은 퇴치인거예요!”
“반드시 이길 거예요!”

모두의 한 마디를 들은 진은 웃으면서 그럼 시작하자고 말을 했고 그 말에 다른 모두는 곧바로 자신과 계약한 고대룡을 불러냈다. 고대룡들도 이미 상황을 알고 있는지 이미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드래곤은 동원할 생각이라고 대답을 한 다음 진 일행은 아무런 걱정 하지 말고 오로지 눈앞의 적을 쓰러뜨리는 것에 전념하라고 했다. 물론, 개 중에서는 과거의 적과 손을 잡으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을 하는 이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데프티에게 달려들 이는 아무도 없었다.

“청룡 군단과 청동룡 군단. 그리고 은룡 군단까지 가세했군요.”
“이 정도 숫자라고 해도 상대는 신이니 보통의 드래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겠지만.”

에이리아의 말에 가볍게 대꾸를 하는 레기오스. 칼슈타인은 어차피 자신들의 힘으로 최대한 찍어 눌러 버리면 그만이라고 하면서 저만한 숫자가 모여 있다면 아무리 신이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을 했다. 그만큼 드래곤이 지닌 힘은 강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 하지만 아리오스와 샤리티우스는 이만한 대군이라고 해도 그들의 눈썹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번 전투에서 꽤나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드래곤 일족의 명맥을 이어 가는 것도 힘들어 질 지 모른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키르하이스는 고개를 저으면서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자신들은 그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하면 된다고 말을 한 다음 진 일행을 바라봤다.

“언제라도 최선을 다할 뿐이지 않겠소?”
“옳으신 말씀입니다.”

키르하이스의 말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진. 이미 마음속에서 결론은 하나로 정한 터였고 그 결론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른 미혹이나 의심 같은 것도 필요 없고, 순수하게 자신이 믿는 길을 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속으로 다짐하는 진. 그는 다른 일행들을 둘러보면서 모두 준비는 끝났냐고 물어봤고 모두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언제라도 준비는 끝나 있다고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진은 웃으면서 그럼 어디 한바탕 신나게 날뛰어 보자고 한 다음 루인을 들고 큰 목소리로 마지막 전투를 하러 가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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