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는 자신을 바라보는 데프티의 눈길에서 따스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어쩐지 그녀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짐작하는 루나. 데프티는 그렇게 잠시 루나를 바라본 다음 진에게 자신과 진 일행, 그리고 운명의 세 여신이 얽힌 것에 대한 시작부터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했다.
때는 아직 신화시대라 불리던 과거. 데프티는 명부의 신으로서 지상에 와서 수명이 다 한 존재들의 혼을 가져가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어떤 한 젊은 청년과 마주치게 되었고 그 청년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그녀는 앞 뒤 볼 것도 없이 그 청년을 살아 있는 채로 명부로 데리고 가게 된다.
명부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두 사람. 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이 명부에 가 있다는 것은 세계의 근본 원리인 죽은 자 만이 명부로 갈 수 있다는 대 원칙을 깨뜨린 것이었고 신들은 데프티에게 그 남자와 헤어질 것을 종용했지만 그녀의 뜻은 완고하여 좀처럼 꺾이지 않은데다 이미 그의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는 상태. 이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신들은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되고 거기서 등장한 것이 운명의 세 여신이었다.
“그 셋은 나에게서 그를 빼앗고 날 감옥에 가뒀지.”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그다지 증오나 분노는 드러내지 않는 데프티. 진은 그런 것이 신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너무나도 오래된 일이라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고 그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렇게 운명의 세 여신에 의해 구금을 당한 그녀는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신들은 인간과 신의 사이에서 나온 아이는 금기시 되는 존재라고 판단, 곧바로 죽이려고 했고 데프티는 자신의 자식마저 빼앗기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을 한 다음 다른 신들에게 아이 만큼은 줄 수 없다고 저항했고 그 격렬한 저항에 신들은 한 발 물러선 다음 데프티를 구속하기 위한 하나의 인과 조율 장치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운명의 수레바퀴라 불리는 그것. 그 굴레에 묶인 그녀는 눈앞에서 자식이 처참하게 살해되는 것을 봐야 했고 결국 신들을 저주하면서 명토에 봉인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그 운명의 수레바퀴는 항상 내 자식의 혼을 이어받은 존재가 나를 마지막에 쏘아서 명토에 봉인하도록 짜여져 있지. 그것도 강제로 말이다.”
그 말에 모두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 진 일행. 그렇다면 데프티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하는 자식에게 봉인당하는 고통을 겪어온 것이고 단지 인간을 사랑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한 고통을 몇 번이나 반복을 해서 지금까지도 그러한 일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지난번에 부활한 것은 이성이 없이 그저 닥치는 대로 죽이고 다니는 모습을 하고 부활했으니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웃는 그녀. 루나는 주저 앉아 울음을 터트리면서 어떻게 그러한 고통을 당하면서도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이냐고 했고 그 말에 데프티는 조용히 루나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자신이 이렇게 버티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자신의 자식을 그나마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단지 그것 하나만으로 버티는 데프티의 모습에 진 일행은 모두들 숙연한 표정을 지은 다음 자신들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물론, 최종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운명의 세 여신이 만든 잔인한 굴레를 박살내는 것이지만.
“어차피 최종 결전의 준비는 차근차근 되고 있으니 그대들은 우선 쉬어두는 것이 좋아.”
“하지만 강대한 신의 힘 앞에서 언데드들이 도움이나 되겠습니까?”
“어라~. 제가 아주 잘 훈련시킨 리치들이 나서도 그 정도는 어렵지 않다구요?”
중간에 진의 질문에 끼어드는 프레시아. 그녀는 자신이 리치들을 동원해 시간을 벌도록 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을 하면서 앞으로의 걱정 같은 것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은 우선 쉬어두라고 했다. 그리고 루나에게는 따로 데프티와 할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니 나중에 내려오라고 한 다음 일행을 아래로 데리고 내려갔고 방 안에는 루나와 데프티 둘 만이 남아 있었다. 물론, 켈피나도 같이 있었지만 감동적인 모자상봉의 순간을 방해할 정도로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 그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널 처음 낳았을 때도 여자아이였었지.”
“그랬었군요.”
“과거의 기억이 지금 남아 있을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조금은 씁쓸한 표정을 짓는 데프티. 루나는 그런 데프티의 품 안으로 파고 들어가 얼굴을 부비면서 오랫동안 이 따스함이 그리웠다고 말을 한 다음 아무 말 없이 따스한 품 안에서 이내 스르륵 잠이 들었고 그런 루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데프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유를 딸인 루나와 함께 잠깐 자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진 일행은 각자 따로 방을 배정 받은 다음 프레시아에게서 식사나 다른 필요한 것은 크게 외치기만 하면 알아서 제공될 것이라고 말을 한 다음 자신은 수하의 리치들을 점검해 봐야 겠다고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키바는 그러한 그녀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여겼지만 지금 이곳은 그녀의 수하들과 그 동료들이 잔뜩 지키고 있는 곳이라 차마 행동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그저 속으로 한 방이라도 먹일 궁리를 하고 있었고 진은 그런 키바의 속내를 눈치 채고 있었지만 딱히 말리는 않았다.
“그래서, 형님은 저 여자 편에 붙을 거요? 난 영 꺼림칙한데.”
“저래 뵈도 널 엉망으로 만들 정도의 실력자다. 만일 우리를 날려버릴 심산이었다면 아마 이곳으로 데리고 오지 않고 바깥에서 처리를 했겠지.”
진의 그 말에 나름대로 납득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키바. 사실 그녀가 마음만 먹는 다면 진 일행 전부에게 기습을 가해 무력하게 만드는 일 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러한 행동이 없었다는 것에 그나마 약간은 신뢰해도 괜찮지 않느냐고 말을 하는 진. 하지만 키바는 일전에 당한 것이 너무 커서인지 한 방이라도 먹이지 않으면 속이 안 풀린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겉보기의 차가운 외관과는 다르게 상당히 아담하고 밝게 꾸며져 있는 방에 안내를 받아 모처럼 둘 만의 시간을 가지고 이런저런 잡담을 했다. 엘이나 세스나에게 있어서는 이번 싸움이 굉장히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과 함께 상대가 신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고 그저 모든 것을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잔뜩 들었다.
“아~. 배고파~.”
“난 그렇게 안 고픈데.”
“뭐야, 세스나. 그럼 이 언니가 먹보라는 거야?”
“그건 아니고, 그렇게 많이 고프진 않으니까.”
조금 흥분한 엘을 상대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세스나. 엘은 김이 빠진 표정을 지으면서 당장이라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했고 세스나는 기왕 먹을 거라면 달콤한 쿠키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한 지 체 10분도 지나지 않아 창백한 모습의 유령이 쿠키와 음료가 담긴 접시를 가지고 와서 테이블에 놓고 유유히 사라졌고 그 광경에 둘은 놀라면서도 눈앞의 쿠키를 집어 들어 맛을 보기 시작했다.
“맛있다!”
둘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소리. 너무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은 적당함에 약간 강한 단 맛. 그리고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향기. 이런 쿠키는 거의 먹어보지 못한 둘은 그 맛에 놀라면서 하나씩 하나씩 집어 먹기 시작했고 이내 쿠키 접시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버렸다.
레피나와 루프트는 적당히 잘 꾸며진 실내를 보고 이런 곳에 이 정도의 생활 시설이 갖추어져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감탄을 하고 있었다. 사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저 검고 얼음이 굳어 있는 성이라 내부도 별 것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상상 외로 내부는 아늑하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적당히 갖추어져 있어서 당분간 지내기에는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였다.
“이런 좋은 곳이 어떻게 이런 성 안에 있는 걸까?”
“세상은 겉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 아니겠어?”
그렇게 말을 하면서 웃는 루프트. 레피나는 그 말이 맞는 소리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일단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가볍게 한 번 즐기자고 말을 했고 루프트는 아무리 둘 만 있다고 해도 남의 집에서 그러한 행동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을 했지만 레피나는 오랫동안 참고 있었더니 더 이상 억누르기가 힘들다고 말을 한 다음 혀를 날름거렸고 그 모습을 본 루프트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오늘은 또 얼마나 붙잡혀서 빨려 들어갈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글루스 가든 -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
때는 아직 신화시대라 불리던 과거. 데프티는 명부의 신으로서 지상에 와서 수명이 다 한 존재들의 혼을 가져가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어떤 한 젊은 청년과 마주치게 되었고 그 청년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그녀는 앞 뒤 볼 것도 없이 그 청년을 살아 있는 채로 명부로 데리고 가게 된다.
명부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두 사람. 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이 명부에 가 있다는 것은 세계의 근본 원리인 죽은 자 만이 명부로 갈 수 있다는 대 원칙을 깨뜨린 것이었고 신들은 데프티에게 그 남자와 헤어질 것을 종용했지만 그녀의 뜻은 완고하여 좀처럼 꺾이지 않은데다 이미 그의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는 상태. 이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신들은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되고 거기서 등장한 것이 운명의 세 여신이었다.
“그 셋은 나에게서 그를 빼앗고 날 감옥에 가뒀지.”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그다지 증오나 분노는 드러내지 않는 데프티. 진은 그런 것이 신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너무나도 오래된 일이라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고 그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렇게 운명의 세 여신에 의해 구금을 당한 그녀는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신들은 인간과 신의 사이에서 나온 아이는 금기시 되는 존재라고 판단, 곧바로 죽이려고 했고 데프티는 자신의 자식마저 빼앗기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을 한 다음 다른 신들에게 아이 만큼은 줄 수 없다고 저항했고 그 격렬한 저항에 신들은 한 발 물러선 다음 데프티를 구속하기 위한 하나의 인과 조율 장치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운명의 수레바퀴라 불리는 그것. 그 굴레에 묶인 그녀는 눈앞에서 자식이 처참하게 살해되는 것을 봐야 했고 결국 신들을 저주하면서 명토에 봉인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그 운명의 수레바퀴는 항상 내 자식의 혼을 이어받은 존재가 나를 마지막에 쏘아서 명토에 봉인하도록 짜여져 있지. 그것도 강제로 말이다.”
그 말에 모두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 진 일행. 그렇다면 데프티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하는 자식에게 봉인당하는 고통을 겪어온 것이고 단지 인간을 사랑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한 고통을 몇 번이나 반복을 해서 지금까지도 그러한 일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지난번에 부활한 것은 이성이 없이 그저 닥치는 대로 죽이고 다니는 모습을 하고 부활했으니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웃는 그녀. 루나는 주저 앉아 울음을 터트리면서 어떻게 그러한 고통을 당하면서도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이냐고 했고 그 말에 데프티는 조용히 루나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자신이 이렇게 버티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자신의 자식을 그나마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단지 그것 하나만으로 버티는 데프티의 모습에 진 일행은 모두들 숙연한 표정을 지은 다음 자신들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물론, 최종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운명의 세 여신이 만든 잔인한 굴레를 박살내는 것이지만.
“어차피 최종 결전의 준비는 차근차근 되고 있으니 그대들은 우선 쉬어두는 것이 좋아.”
“하지만 강대한 신의 힘 앞에서 언데드들이 도움이나 되겠습니까?”
“어라~. 제가 아주 잘 훈련시킨 리치들이 나서도 그 정도는 어렵지 않다구요?”
중간에 진의 질문에 끼어드는 프레시아. 그녀는 자신이 리치들을 동원해 시간을 벌도록 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을 하면서 앞으로의 걱정 같은 것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은 우선 쉬어두라고 했다. 그리고 루나에게는 따로 데프티와 할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니 나중에 내려오라고 한 다음 일행을 아래로 데리고 내려갔고 방 안에는 루나와 데프티 둘 만이 남아 있었다. 물론, 켈피나도 같이 있었지만 감동적인 모자상봉의 순간을 방해할 정도로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 그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널 처음 낳았을 때도 여자아이였었지.”
“그랬었군요.”
“과거의 기억이 지금 남아 있을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조금은 씁쓸한 표정을 짓는 데프티. 루나는 그런 데프티의 품 안으로 파고 들어가 얼굴을 부비면서 오랫동안 이 따스함이 그리웠다고 말을 한 다음 아무 말 없이 따스한 품 안에서 이내 스르륵 잠이 들었고 그런 루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데프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유를 딸인 루나와 함께 잠깐 자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진 일행은 각자 따로 방을 배정 받은 다음 프레시아에게서 식사나 다른 필요한 것은 크게 외치기만 하면 알아서 제공될 것이라고 말을 한 다음 자신은 수하의 리치들을 점검해 봐야 겠다고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키바는 그러한 그녀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여겼지만 지금 이곳은 그녀의 수하들과 그 동료들이 잔뜩 지키고 있는 곳이라 차마 행동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그저 속으로 한 방이라도 먹일 궁리를 하고 있었고 진은 그런 키바의 속내를 눈치 채고 있었지만 딱히 말리는 않았다.
“그래서, 형님은 저 여자 편에 붙을 거요? 난 영 꺼림칙한데.”
“저래 뵈도 널 엉망으로 만들 정도의 실력자다. 만일 우리를 날려버릴 심산이었다면 아마 이곳으로 데리고 오지 않고 바깥에서 처리를 했겠지.”
진의 그 말에 나름대로 납득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키바. 사실 그녀가 마음만 먹는 다면 진 일행 전부에게 기습을 가해 무력하게 만드는 일 정도는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러한 행동이 없었다는 것에 그나마 약간은 신뢰해도 괜찮지 않느냐고 말을 하는 진. 하지만 키바는 일전에 당한 것이 너무 커서인지 한 방이라도 먹이지 않으면 속이 안 풀린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겉보기의 차가운 외관과는 다르게 상당히 아담하고 밝게 꾸며져 있는 방에 안내를 받아 모처럼 둘 만의 시간을 가지고 이런저런 잡담을 했다. 엘이나 세스나에게 있어서는 이번 싸움이 굉장히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과 함께 상대가 신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고 그저 모든 것을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잔뜩 들었다.
“아~. 배고파~.”
“난 그렇게 안 고픈데.”
“뭐야, 세스나. 그럼 이 언니가 먹보라는 거야?”
“그건 아니고, 그렇게 많이 고프진 않으니까.”
조금 흥분한 엘을 상대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세스나. 엘은 김이 빠진 표정을 지으면서 당장이라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했고 세스나는 기왕 먹을 거라면 달콤한 쿠키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한 지 체 10분도 지나지 않아 창백한 모습의 유령이 쿠키와 음료가 담긴 접시를 가지고 와서 테이블에 놓고 유유히 사라졌고 그 광경에 둘은 놀라면서도 눈앞의 쿠키를 집어 들어 맛을 보기 시작했다.
“맛있다!”
둘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소리. 너무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은 적당함에 약간 강한 단 맛. 그리고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향기. 이런 쿠키는 거의 먹어보지 못한 둘은 그 맛에 놀라면서 하나씩 하나씩 집어 먹기 시작했고 이내 쿠키 접시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버렸다.
레피나와 루프트는 적당히 잘 꾸며진 실내를 보고 이런 곳에 이 정도의 생활 시설이 갖추어져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감탄을 하고 있었다. 사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저 검고 얼음이 굳어 있는 성이라 내부도 별 것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상상 외로 내부는 아늑하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적당히 갖추어져 있어서 당분간 지내기에는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였다.
“이런 좋은 곳이 어떻게 이런 성 안에 있는 걸까?”
“세상은 겉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 아니겠어?”
그렇게 말을 하면서 웃는 루프트. 레피나는 그 말이 맞는 소리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일단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가볍게 한 번 즐기자고 말을 했고 루프트는 아무리 둘 만 있다고 해도 남의 집에서 그러한 행동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을 했지만 레피나는 오랫동안 참고 있었더니 더 이상 억누르기가 힘들다고 말을 한 다음 혀를 날름거렸고 그 모습을 본 루프트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오늘은 또 얼마나 붙잡혀서 빨려 들어갈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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