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of fortune 3-18 └Wheel of fortune[完]

프레시아와 마리는 식사를 마치고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제 진 일행을 골탕 먹이자는 대화는 숙취에 잊어버린 것인지 두 사람은 멍한 표정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정답게 데이트를 하고 있는 루프트와 레피나를 봤다. 그 두 사람 주변으로 뿌려지는 닭살스러운 분위기에 당장이라도 토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은 다음 몰래 따라가려고 하다가 멈칫하는 프레시아. 마리는 왜 그런지 프레시아에게 물어봤고 그녀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뒤를 몰래 따라가고 있는 루나와 엘, 세스나를 가리켰다.
“내가 안 나서도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네. 일단 돌아가자. 그런 다음 푹 자야겠어.”
“네? 그럼 저들은 그냥 내버려 둘건가요?”
“어차피 이쪽에서 손을 대봤자 별로 좋은 건 없으니까. 돌아가서 잠이나 자야지.”
주인의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마리는 당황하고 있었지만 일단은 주인이 그렇게 말하니 그녀로서는 더 이상 나설 도리가 없었다. 만약에 명령을 어긴다면 어떤 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녀는 불만이 있어도 따로 말할 수는 없었다.
들키지 않을만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데이트 중인 두 사람을 따라가는 루나와 엘, 세스나. 다만 세스나는 자꾸 한눈을 팔아 루나를 곤란하게 했고 가끔은 때를 쓰기도 해 루나의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막대사탕 하나로 잘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두 사람을 따라가는 루나와 그 뒤를 따르는 소녀들. 만약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시장 상인들은 그런 세 사람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단 근처의 식당에서 쉬면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애들을 데리고 들어가는 루나. 그다지 깔끔해 보이지 않고, 좀 많이 늙어 보이는 노부부 두 사람만이 있는 식당이라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간단한 음식을 주문했다.
“샌드위치와 과일쥬스 3인분. 그리고 야채 수프 1인분이요.”
“홀홀~. 알았네. 동생들이 귀엽구만.”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면서 자신들이 인간과는 다른 종족이라는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것에 살짝 놀라는 루나. 엘이나 세스나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인간과 엘프 사이에서 태어났었던 존재라 어느 쪽에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더욱이 인간들에게서는 노골적으로 배척받아왔던 터라 이렇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조금 놀라운 일이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저희들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건가요?”
음식을 가져오는 노인에게 질문을 던지는 루나. 그러자 노인은 별로 놀랄 일도 없다면서 어차피 종족의 차이가 무슨 상관이건 지금 이곳에 있는 한은 가게의 손님이니까 손님으로서 대접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식사를 마친 다음 다시 미행을 시작하는 셋. 어디 있는지 찾으면서 두리번거리다 어느 골목에서 그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조용히 따라갔다. 중간에 가면과 팬티만 입은 변태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기는 했지만 그다지 신경은 쓰지 않고 조용히 둘을 따라가는 셋. 어느 지점에 이르러 두 사람이 주점으로 들어가자 그 근처에서 상황을 살피기로 했다.
진과 키바는 지도를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에 관해 활발하게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일단 북쪽에 있는 고향에 한 번 얼굴을 비춘 다음 사막으로 가는 최단거리 루트를 타기로 하고, 사막 여행에서는 마차는 불필요한 짐이 될 수 있으니 고향에 두고 가는 것이 났겠다고 했다.
“도망친 지 5년 만인가.”
“너한테 이를 갈고 있는 사람은 많다. 누구를 포함해서.”
“후우~. 나, 살아날 수 있을까? 형님.”
“그건 너 하기 나름이고.”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은 도와줄 방법도 뭣도 없으니 스스로 해쳐가라고 냉정하게 말해버리는 진. 그런 진의 냉정한 태도에 키바는 매정하다면서 투덜거렸지만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받는 미움을 키바가 대신 받아 줄 수는 없다는 것을.
한참 이런저런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루나와 다른 둘이 돌아온 것을 보고 잘 다녀왔냐고 묻는 진. 루나는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고 하면서 루프트 앞에서는 그야말로 사랑에 빠진 처녀처럼 되는 모습에 우스워 죽을 뻔 했다고 한다. 중간에 들킬 뻔 했지만 어찌어찌 무사히 넘어가고 과자를 조금 사왔다고 하는 루나. 진은 들어가서 쉬라고 하면서 수고했다고 한 마디 해줬다.
그리고 자시 뒤 돌아온 루프트에게 오늘 제미 있었느냐고 짓궂게 묻는 진과 키바. 루프트는 얼굴이 빨개져서 제대로 된 대답은 하지 않고 그저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만 말했고 진은 오늘 루프트와 레피나가 어떤 코스를 돌며 데이트를 했는지 다 안다면서 순순히 말하라고 했다.
“어, 어떻게 다 알고 있는 겁니까?!”
“척하면 착이지. 유부남이라는 건 폼이 아니다.”
결국 주절주절 데이트 관련 일을 늘어놓는 루프트. 그 중에 진과 키바의 흥미를 끄는 것은 가면과 팬티만 입은 질투심 강한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탑에서 단련한 덕분에 실력이 한층 진일보한 루프트에게 있어서는 한주먹 거리고 안 되는 상대였지만 진이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그들이 한 말이었다.
“질투의 마음은 아버지의 마음. 누르면 생명의 샘물이…인가.”
“네.”
“뭔가 알 것 같아. 귀여운 딸내미를 어디서 굴러 들어왔는지도 모를 녀석에게 줄 수 없다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형님 그러다 형수님한테 맞을 거유.”
키바의 말은 가볍게 무시하고 어쩐지 그 문구에 격하게 공감하고 있는 진. 루프트는 속으로 이것이 말로만 듣던 팔불출인 것인가 생각했지만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랬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랐으니까.
방을 따로 잡아준 덕분에 갑자기 한 방에서 같이 지내게 된 루프트와 레피나는 어색한 분위기에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루프트가 먼저 다가가서 키스했고 잠시 동안 둘은 정신없이 키스를 한 다음 루프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해도…괜찮겠죠?”
“네.”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수그리면서 대답하는 레피나. 그 모습이 루프트에게는 또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워 보여서 다시 한 번 키스를 하면서 천천히 그녀를 눕혔다.
저녁 시간, 이번에는 식당에 모두가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루프트와 레피나는 언제 발전한 건지 착 다라 붙어서는 아주 그냥 대놓고 신혼부부 인 것처럼 닭살이 돋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진은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 자중하라고 한마디만 했을 뿐이고 루나는 자신도 빨리 좋은 남자를 만나야겠다고 했지만 진이 어째서인지 그건 자신의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 까지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일단은 말을 거둬야 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어디로 갈 건데요?”
“이 마을에서 북쪽으로 일주일 정도만 더 가면 수인족의 마을이 있다. 뭐, 그 일대는 사실상 수인족들의 나라지만 말이지.”
“고향에 가시겠다는 건가요?”
레피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진. 그리고 앞으로 사막에 갈 텐데 그러면 마차는 오히려 방해만 될 테니까 마차는 자신의 고향마을에 맡겨두고 사막으로 가자고 했다. 과연 괜찮을지 의문을 표시하는 루나와 호기심에 가보고 싶다고 하는 레피나. 그리고 헤벌쭉한 표정으로 레피나가 좋다고 하는 거라면 상관없다고 말하는 루프트. 그 모습에 키바는 당장이라도 루프트의 면상에 스튜가 담겨 있는 그릇을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어지 자신의 멀지 않은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관뒀다.
“아저씨. 아저씨 한테 딸이 있다고 했죠?”
“응.”
“그리고 저랑 비슷한 동년배라는 것도 말이죠.”
엘이 그 말을 꺼낸 의미를 알아차린 진은 가볍게 웃으면서 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자신이 여행을 시작 했을 때는 열 살 정도였다고 하면서 지금은 아주 조금 컸을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 말에 무언가 승부욕이 불타는지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엘. 그걸 보면서 아마 자신의 아내가 엘을 본다면 양녀로 삼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을지도 모르지.’
물론, 이번에 돌아가서 얼마나 쪽쪽 빨릴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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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뇌신천랑 2009/06/24 08:42 # 답글

    커플지옥! 솔로천구우우우우우욱!!
    루프트 네 이노오오오오오오옴~!
    매일 마다 식사준비를 할 니 모습이 선하군하(?)
  • zerose 2009/06/24 09:10 #

    매일같이 희생당하게 되는 그에게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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