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SS-용병 17화

긴가와 점점 알콩달콩한
관계로 발전해 간다면 좋겠지만
과연 쉽게 될 수 있을런지는
의문이군요.
더불어 하야테가 과연 이걸
가만히 두고볼지도 의문이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긴가가 들어와도 카즈마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뜨질 않고 있었다. 깊은 잠에 빠진 듯, 고른 숨소리를 내면서 눈을 감고 있는 그의 몸 여기저기에 감겨진 붕대. 긴가는 그것을 보면서 자신의 무기력함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그의 곁에서 같이 싸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좀 더 강해지고 싶어.”
“괜찮아. 강해지지 않아도.”
그 목소리에 깜짝 놀란 긴가는 고개를 돌려 카즈마의 얼굴을 바라봤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 긴가는 자신이 혹시 쉬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냐고 물어봤지만 그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아직 무리하게 움직이면 안돼요!”
“괜찮아. 녀석에게 당한 상처는 대단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몸을 일으키려는 카즈마를 억지로 눕히는 긴가. 아직은 안정이 필요하다면서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에 카즈마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누웠다.
“걱정 많이 했지? 미안하다. 모처럼 큰맘 먹고 나랑 같이 나온 건데 제대로 에스코트 해주지도 못했으니…이래서야 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겠는걸.”
“그,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저 때문에 카즈마씨가 이렇게 되신걸요.”
“네 탓만은 아냐. 그 녀석과는 말로는 다 못할 악연이니까. 언젠가 한 번쯤은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렇게 말하면서 씁쓸한 표정을 짓는 카즈마. 긴가는 무어라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마땅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과거 손중모라는 인물과 어떤 관계였는지는 모르지만 카즈마의 태도로 미루어 봐서는 결코 좋은 사이가 아니라는 것 이외에는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저, 그럼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는 이런 일 없이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
“네?”
“아무 것도 아냐. 푹 쉬어 둬.”
그렇게 말하면서 이불을 덮고 돌아누운 카즈마. 긴가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병실을 나오다가 마지막에 확실히 들은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기억해 내고는 얼굴이 붉어져서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같은 시간, 손중모는 어딘가의 동굴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벽에 기대고 있었다. 낮에 별 다른 상처가 없던 그 모습과는 달리 흰 와이셔츠가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입가에 피를 흘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우선은 쓰고 있던 중절모를 벗어 바닥에 팽개치는 그. 모자를 벗자 황금색으로 빛나는 기다란 금발이 어깨 아래로 내려왔다.
“그 빌어먹을 인간을 연기하는 것도 힘드네.”
그 목소리는 낮에 냈던 남자의 목소리와는 다른, 여성의 목소리. 상의를 다 벗자 드러난 것은 압박붕대로 최대한 눌린 가슴과 잘록한 허리. 어느 모로 보나 여자인 그 모습. 카즈마가 상대한 사람이 진짜 손중모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오빠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은 알려줄 수 없어. 미안해.”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다음날, 카즈마는 겨우 눈을 떴다. 어제 긴가에게 말한 것과는 달리 타격이 큰 듯, 몸 여기저기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어서 상반신을 일으킨 다음 바깥을 봤다.
“벌써 아침인가.”
“이뇨. 오후에요.”
목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니 하얀 가운을 입은 샤멀이 들어와 있었다. 카즈마는 머쓱한지 뺨을 긁으면서 지금 시간을 물어봤다. 샤멀은 오후 두 시 즈음 됐을 거라고 말 한 다음 카즈마의 몸을 살폈다.
“상처는 어느 정도 나았지만 아직 무리하면 덧날 거예요.”
“그렇다고 하루 종일 침대 위에서 누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환자는 환자답게 있으세요. 만약 말을 안 들으면 꽁꽁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할 거니까.”
샤멀의 엄포에 카즈마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직도 통증이 남아 있다는 것은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소리니까. 하루 정도는 더 편하게 쉬는 편이 좋을지도 몰랐다.
가만히 있기 심심해서 병실에 비치된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는 카즈마. 평소에 책은 잘 안보는 성격이었지만 워낙 할 일이 없는 상태라 별 수 없었다. 만약 병실이 2인실만 되었어도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혼자 있는 병실이니 그런 것도 불가능했다.
“그러고 보니 배도 고프고….”
그렇게 중얼거리기 무섭게 문이 열리면서 하야테가 들어왔다. 그녀가 들고 있는 쟁반 위에는 아직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는 죽이 한 냄비 담겨 있었다.
“방금 일어났다는 소리 듣고 만들어 왔심다. 자, 여기 놔둘 테니 식기 전에 드이소.”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그녀. 카즈마는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일단 죽을 먹기 위해 숟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또 문이 열리면서 이번에는 페이트가 손에 무언가가 든 종이봉투를 가지고 들어왔다. 뻣뻣하게 굳은 카즈마의 앞에 종이봉투를 내려놓고 배고플 것 같아 일단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 왔다고 말 한 다음 죽을 날카로운 눈으로 한 번 흘겨보고 번개같이 병실을 나갔다.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입은 심심하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죽을 작은 그릇에 덜어 한 입 먹었다.
그 날 저녁, 복통으로 쓰러진 카즈마에게 뭘 잘못 먹었냐고 물어보는 샤멀. 카즈마는 새파래진 얼굴로 그 양이 거의 줄지 않은 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에 하야테라고 대답하고 눈을 감아버리는 카즈마. 샤멀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하야테의 요리 실력은 주변 사람들에게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그녀가 이런 죽에서 실수를 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어 한 입 떠먹은 샤멀은 카즈마의 말에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의 하야테쨩 실력이 아닌 것 같네요.”
“두 번 그러면 죽을지도 모르겠군요.”
“아하하. 그럼 일단 이건 가져갈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쟁반 채로 들고 나가는 샤멀. 나중에 그녀가 화장실에서 변기를 붙잡고 2시간 동안 염라대왕 근처까지 갈 뻔 했던 것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글루스 가든 - 자신만의 소설을 보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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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se | 2008/05/28 03:53 | └--용병편-完-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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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뇌신천랑 at 2008/05/28 18:36
샤멀의 말을 안 들었다가는' 극락 거북 묶기'형이다, 카즈마!!
Commented by zerose at 2008/05/28 19:34
남자따위에게 그런 건 안할지도...
Commented by 하마지엄마 at 2008/05/28 19:28
나조죽!!!

근데 그 남자로 분했다는건.. 손상향?!(...)
Commented by zerose at 2008/05/28 19:34
손상향이랑은 하등의 관계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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