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of fortune-part1-19

오래간만에 글빨이 받아서 올린
물건입니다만
오래간만에 썼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퀼리티가 아주 그냥 괴발개발...

[이렇게 된 이상 이미지 댓글이나 기대해야지.]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 세 사람은 우선 배를 찾기 위해 항구로 갔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배는 없었고, 정기선이 들어오려면 1주일 정도 더 걸린다는 것과 그 정기선이 언제 출발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실망하는 루나와 레피나. 하지만 진은 이런 곳에서 나오는 말은 항상 같은 말이라고 하면서 둘을 데리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배가 움직이는 정보에 관해서는 선원들 사이의 정보가 더 정확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지만 다른 둘은 그런 진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정말 알 수 있는 건가요?"
"진짜라니까. 속는 셈 치고 한 번 믿어보지 그래?"
"그러다 진짜로 속으면 곤란할 텐데."
"나이도 어린 것들이 의심은 많아가지고."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선착장으로 향하는 세 사람. 선착장에는 이제 막 도착한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과 물건을 실어 나르는 사람들의 모습만이 보이고 있었다. 진은 물어볼만한 사람이 없는지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었고 루나는 처음 보는 광경에 그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주변을 구경하고 있었지만 레피나는 그렇지 않았다.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그녀는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진 채 몸을 떨고 있었다. 마치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레피나씨? 왜 그래요?"
"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얼버무리고 아무 것도 아닌 표정을 짓는 그녀였지만 루나는 그 모습에서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눈에 띌 정도로 레피나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더 물어볼 수는 없었다. 더 이상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레피나가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 같았기 때문에. 진도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눈치채고 항구를 천천히 둘러보다 인상을 찌푸렸다. 방금 배에서 내린 사람 들 중 은빛 갑옷에 머리를 다 가리는 투구를 쓰고 푸른 십자가 새겨진 망토를 두른 무리들. 이종족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악명이 높은 '청기사의 심판관'들. 그들과 얽히게 되면 귀찮은 일들이 많아지게 될 뿐만 아니라 재수가 없으면 죽을 때 까지 쫓기는 경우도 발생하기에 진은 두 사람을 데리고 서둘러 그 자리를 벗어났다. 지금 저들 눈에 띄면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될 것이 뻔하고, 저들의 전투능력은 하나하나가 100명의 군사에 필적한다고 할 만큼 전투에 있어서도 강한 집단이었으니까. 거기다 이쪽은 세 명, 저쪽은 어림잡아 십여 명. 이런 상황에서 마주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와도 같은 짓이었다.
"이곳에 저런 녀석들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저 사람들, 분명 악명이 높았던 청기사의 심판관이었던가?"
"그래. 자기들 멋대로 판단을 내리고 심판이라고 외쳐대면서 태연하게 학살을 자행하는 녀석들이지. 그런 놈들과는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삼대가 재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야."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서둘러 시내로 향하는 세 사람. 아무리 청기사의 심판관들이 제멋대로라고는 해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함부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움직인 것이다. 물론, 그들도 상식 정도는 있기에 문제가 일어나는 행동을 일부러 벌일 필요는 없겠지만 일부 공훈에 눈이 먼 인원들이 쓸데없이 다른 종족이나 상관없는 인간들을 살해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진은 일찌감치 그 자리를 피해버린 것이다. 배의 정보는 언제라도 알 수 있으니까.
여관을 정한 다음 로비의 테이블에 모인 셋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지금껏 쫓기고 있는 것도 곤란할 지경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기사의 심판관들이 이곳에 들어와 버렸으니까. 그들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다면 괜찮겠지만 지금까지 쫓기고 있는 상황으로 봐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진이라면 프레시아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오로지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을 위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도움을 청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결국 세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 루나와 레피나의 실전 전투 능력은 진에 비해 여실히 떨어진다. 그나마 루나는 정령이라도 쓸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레피나. 그녀의 경우에는 열심히 수련한 것은 있지만 실전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난전이 벌어진다면 아마도 레피나는 제1순위로 적들의 목표가 될 것이 뻔하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지금에 있어서 얼마나 부질없는 희망사항인지를 진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같은 시간, 프레시아는 진 일행이 있는 여관의 지붕 위에 걸터앉아서 주변을 조용히 둘러보고 있었다. 쫓아오는 추격대, 갑작스레 나타난 청기사의 심판관들. 그리고 아직은 너무나도 약한 진 일행. 세 사람이 지금의 고비를 아무 탈 없이 넘긴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함부로 나설 수는 없다. 지금 자신이 이곳에 존재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는 대가'로 있는 것이니까. 도가 넘는 참견을 하게 되어버리면 그녀의 존재를 말살하기 위해 또 다른 존재들이 올 것이다. 그런 적들을 상대할 자신은 아무리 그녀라도 없었다.
"답답하네. 아무리 운명의 여신들이라지만 이번에는 지나칠 정도로 꼬아놨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는 그녀. 이제 조금씩 해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거리는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아마 밤이 되어도 조금은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불러낸 사역마들을 점검하는 그녀. 어디까지나 감시용으로 풀어놓은 것이기는 했지만 약간의 전투능력도 가지고 있는 개체들로 선발해 도시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도록 하게 했다. 그녀가 이렇게 주변을 감시하는 것은 지난번부터 추격대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과 오늘 이곳에 들어온 청기사 무리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한없이 집요하고 잔인하며 교활하니까.
'어떤 놈이 덤벼들던 다 쓸어주겠어. 어차피 놈들의 표적을 나로 돌려 버리면 상관없겠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다시 여관 지붕에 누워 석양을 바라보던 그녀는 문득 생각이 난 듯 몸을 일으키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오늘 밤 식사랑 잘 곳은 어디로 하지?"
정작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버려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프레시아의 표정에서는 난감함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사방이 고요한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던 이들도 이미 다 각자의 쉴 곳으로 돌아간 이 시간에 움직이고 있는 하나의 무리가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띄는 은빛 갑옷에 푸른 십자문양이 새겨진 망토를 두른 무리들인 청기사의 심판관. 그들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도시 전체를 마치 순찰이라도 하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중간 중간 도시의 방범대원들과 마주치기는 했지만 서로가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 못 본 척 하며 지나치고 있었을 뿐이다.
"대장. 지금 움직인다고 해서 그들이 나타나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머리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네? 그럼 어째서 지금 움직이는 겁니까?"
"우리의 목적은 그들을 잡는 게 아냐. 움직이지 못하게 발을 묶어 두는 거다. 이번에 단장이 내린 명령은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단지 그 명령을 따르면 되는 것이다. 하나하나 의문을 가져서는 밑도 끝도 없는 법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부하들을 데리고 움직이는 대장격의 남자. 그런 그들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자는 진 일행을 끈질기게 쫓고 있는 집단의 한 사람. 그는 곤란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면서 이 일을 상부에 보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보고를 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을 테지만 상대가 그 악명 높은 청기사의 심판관들이라서 망설이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이 도시에 있는 조직원들을 동원한다면 저들의 존재를 묻어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정말로 껄끄러운 것은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본대'였다. 저들의 본대가 만약 이쪽의 냄새를 맡고 움직이게 된다면 분명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조직은 분명 산산조각 날 것이 분명했다. 저들은 전투가 일어나면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고 싸우는 광전사와도 같은 존재들이니까.
'이거 굉장히 귀찮은 손님 분들께서 오셨군.'
일단 어떤 식으로든 상부에 보고는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책의 마련도 힘들어 질 테니까. 앞으로 자신들이 이루어야 할 목적을 위해서 제거해야 하는 조직인 청기사의 심판관. 지금 보고를 해 둔다면 앞으로의 대응책은 상부에서 자연히 마련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는 몸을 돌렸다.
오래간만에 맞이하는 평온한 아침. 진은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한 바깥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 안개 사이로 서서히 날이 밝아 오고 있는 풍경. 항구도시에서는 조금 흔한 풍경이기는 하지만 오래간만에 그것을 보는 진의 표정은 조금 감회에 젖어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봐 오기는 했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느긋하게 아침 경관을 보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으니까. 그렇게 잠깐 동안 바깥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 다음 벗어놓은 갑옷과 애용하는 무기인 태도(太刀)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그에 대한 대비를 한다는 것과 함께 앞으로 배를 타면 장시간 바닷바람을 맞아야 하니까 미리 손질해 두는 것이 여러 가지로 이익이었다. 녹이라도 슬어서 기분 나쁜 소리를 내거나 허무하게 부서지거나 해버리면 여러모로 곤란하니까.
"그건 그렇고, 이 무식하게 큰 칼은 여전히 제 몫을 다하고 있구먼."
종족전쟁 당시부터 자신의 손에 쥐어져, 수많은 싸움을 거쳐낸 전우라고도 할 수 있는 커다란 칼. 그때 당시 그는 혈기가 넘치는 젊은이였고 덕분에 부숴먹은 무기도 많았다. 그걸 본 드워프들이 성질을 버럭버럭 내가면서 만들어 준 칼이 이것. 뭐로 만들었는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손에서 잘 버티고 있던 걸로 봐서 보통의 철로만 만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구두쇠들이 자신들의 귀한 금속을 마구 쓰면서 만들었을 리는 없겠지만.
"이도 조금 빠지고, 이 녀석도 슬슬 늙었다는 건가."
아무리 강한 금속으로 만든 무기라고 해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는 못하는 것인지 군데군데 낡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모습이 보이는 자신의 칼을 쓰다듬으면서 그는 이제부터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천천히 생각했다.
침대 위에서 뒤척이던 루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직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면서 주변을 멍하니 둘러보다 급격하게 굳은 얼굴로 자신의 옆을 바라봤다. 레피나가 속옷차림으로 곤히 자고 있었던 것. 더불어 자신도 속옷만 달랑 걸친 모습. 분명히 진이 돈이 없다고 두 사람을 같은 방에 넣기는 했지만 잘 때는 그래도 옷을 입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럼 이 상황은 어떻게 된 걸까? 일단 속옷은 입고 있으니 별다른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거…어떻게 된 거지?"
지금 당장이라도 옆에서 잘 자고 있는 레피나를 깨워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일단 옷부터 입는 것이 순서였다. 만약 이 모습을 옆에서 자고 있는(사실은 일어나서 갑옷과 무기를 정비하는 중이었지만) 진이 보게 된다면 심각한 오해를 불러 올 것이 뻔했다. 아니 어떻게 오해를 푼다고 해도 평생을 두고 놀려먹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는 것은 절대로 사양하고 싶었기에 서둘러서 옷을 챙겨 입는 루나. 다 챙겨 입고 나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며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레피나를 바라봤다. 아직도 평온한 표정으로 속옷만을 걸친 채 잠에 곯아 떨어져 있는 그녀. 일단 날도 밝아왔고 하니 깨워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레피나. 아침이에요. 아침."
"으…음~."
두세 번 정도 흔들자 겨우 몸을 일으키는 그녀. 그녀도 루나와 마찬가지로 졸린 눈을 몇 번이나 비빈 다음 크게 하품을 하고 나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는지 루나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루나는 그 인사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침부터 여자 둘이 속옷으로 나뒹굴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레피나는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그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서 기지개를 쭉 편 다음 바닥에 흩어져 있는 옷들을 천천히 챙겨 입고 있었다. 그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할 말을 잃고 멍한 표정을 짓는 루나에게 레피나는 생긋 웃으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어젯밤은 참 더웠죠?"
그 한마디로 루나는 얼굴이 시뻘겋게 된 채 그대로 고개를 숙여 버렸다.
아침을 먹기 위해 거리로 나선 세 사람. 진은 루나가 아가부터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못 들고 있는 것과 레피나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고 있는 것이 궁금했지만 쓸데없이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다만 어젯밤 루나가 술에 잔뜩 취해 벌인 일에 관해서는 조금 주의를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자 레피나가 입술에 손가락을 대면서 말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거기에 어깨를 가볍게 으쓱 하면서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리는 진. 루나는 여전히 얼굴이 빨간 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었고 레피나는 뭐가 우스운지 킥킥거리고 있었지만 진은 그런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작은 간판을 단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은 세 사람에게 다가온 것은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이 아닌, 은빛의 갑옷을 걸친 자. 그걸 본 순간 진은 상황이 아침부터 꼬이는 것을 느꼈다. 지금 세 사람 앞에 나타난 자는 다름 아닌 '청기사의 심판관'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글루스 가든 - 자신만의 소설을 보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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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se | 2008/01/07 22:26 | └Wheel of fortun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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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겨리 at 2008/01/07 22:33
므흣한 글 분위기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짤방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ㅅ=;
Commented by sesialord at 2008/01/08 00:58
음... 짤방에 더 시선이 가버려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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