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of fortune-Part1-12

음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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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니즘의...
압박을 이겨내고....
업로드....
읽은 후 댓글은 필수.


기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자신의 칼을 튕겨내고, 그것도 모자라 공중으로 날려버린 다음 멱살을 잡고 으슥한 골목으로 끌고 가고 있다. 그것도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는 것처럼 가볍게. 평범한 인간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이 녀석은 분명히 괴물이다. 인간보다 훨씬 강한 괴물. 어쩌면 이 자가 병사들을 마구잡이로 몰살시킨 장본인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어둡고 막다른 골목, 그 구석으로 던져졌다. 힘겹게 일어나는 그. 그런 그를 향해 누더기 차림의 존재는 입을 열었다.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몇 가지만 묻겠어. 물론, 질문에 잘 답변해 준다면 무사히 돌려보내 주지. 그러니 되도록 성실하게 말해줘.”
고개를 끄덕이는 기사. 자신의 검술이 통용되지 않는 상대에게 저항해 봤자 개죽음을 할 뿐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는 고분고분 말을 듣고 있었다.
“시장이라던가, 다른 높으신 분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지?”
“모두 바이에른가의 멍청이 때문이다. 그 자식이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 병사들을 움직이라고 멋대로 말했고, 그 결과는 이렇게 되어버렸지.”
“그럼, 당분간 병사들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가?”
“지금 도시를 지키기에도 부족한데 어디로 병사를 움직인다는 건가? 우리들은 더 이상 그 바이에른가의 멍청이에게 협력해 주지 않아.”
그 말을 다 들은 누더기 차림의 그는 어두운 밤하늘 속으로 몸을 날려 이내 기사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기사는 힘겹게 몸을 일으킨 다음 자신의 몸에 묻은 오물을 대충 털어낸 다음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붕을 몇 개나 건너 뛴 진은 몸에 덕지덕지 걸치고 있던 누더기를 그대로 벗어버렸다. 그 기사의 이야기로 짐작하건대 도시에서 함부로 병력을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가문의 위세만 믿고 제멋대로 날뛰는 멍청이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그 확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안심할 순 없다.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고 앞으로 나가는 것에는 몇 개의 고비가 더 있을지 모른다.
‘일단 지금은 그녀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지.’
들어오는 것도 어려웠지만 빠져나가는 것은 더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시간은 밤. 거기다 달빛도 비치지 않는 그믐이다. 그걸 이용한다면 낮보다는 수월하게 나갈 수 있으리라. 그렇게 계산을 하고 성벽 근처까지 빠르게 날아간 진은 자신의 계산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성벽 위에는 몇 개인지 모를 횃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고 병사들도 낮과는 딴판으로 보초를 서고 있었다. 자신이 들어오면서 병사 두 명을 죽인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인상을 찡그리는 진. 하지만 그 지독한 전쟁 중에서도 무사히 탈출했었고, 그런 일을 몇 번이나 해왔다. 그렇지만 쉽게 돌파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이런 종류의 일은 안한지 꽤 오래 됐고, 몸의 움직임이나 다른 모든 것이 예전보다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일단 무식하게 나가볼까.”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기다리고 있어 봤자 병사들이 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벌인 일도 있고, 자신들의 목숨도 달려 있으니까. 진은 달려드는 자들을 완전히 박살낼 각오를 하려고 성벽을 붙잡았다. 그 순간, 자신의 등 뒤에 누군가가 있음을 눈치 채고 돌아보는 진. 하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진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우와악!”
꼴사나운 모습으로 날아가 그대로 바닥에 얼굴부터 들이민 진의 입에서 흘러나온 처절한 비명. 병사들은 그것을 듣고 적이 침입했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땅바닥에 처박힌 진의 입장에서는 병사들이 다른 곳에 신경을 써 주는 편이 고마울 뿐이었다.
몸을 일으켜 입에 들어간 흙을 뱉어내고 얼굴을 대충 털어내는 진. 누가 자신을 던졌는지는 몰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짓을 한 것을 보면 보통의 존재는 아닌 것 같았다. 일전에 만났던 푸른 갑옷의 존재와 비슷한 정도라고 생각하며 목을 돌리는 그. 목뼈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나지만 그 높이에서 이렇게 땅에 머리부터 처박힌 것 치고는 운이 좋았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분명히 즉사하고도 남을 정도의 높이.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고 해도 운이 좋아야만 살 수 있는 높이겠지만.
“어디의 괴물인지는 몰라도 꽤 난폭하구만.”
“괴물이라뇨~. 들으면 화내겠어요.”
“또 너냐.”
어느새 진의 등 뒤에 나타난 프레시아. 어두워서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평소 그녀의 모습을 생각해 볼 때 웃고 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인상을 구기고 있는 진을 뒤로 하고 능청스럽게 성벽을 바라보면서 ‘아~. 시끄럽다.’같은 말만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아무런 긴장감 없이 성벽 위에 늘어선 병사들을 보고 단순하게 시끄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완전히 미쳐버렸거나 아니면 자신의 실력에 대단한 자신이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볼 일이 없으면 나는 간다.”
자신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프레시아의 태도에 진은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지금 당장이라도 뒤통수에 주먹을 꽂아버리고 싶었지만 일전에 도움 받은 것도 있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자신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두 아가씨에게 돌아가기로 했다.
“적어도 고맙다는 인사는 하고 가야죠.”
“도와줘서 고맙수다! 젠장!”
발걸음을 때는 타이밍에 보기 좋게 태클을 거는 그녀. 진은 투덜거리면서도 고맙다고 말을 한 다음 뒤도 안 돌아보고 어두운 숲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 짓는 그녀. 어느새 그녀의 등 뒤에는 그녀의 키는 두 배나 될 법한 야수 둘이 서 있었다.
“수고했어. 이번에는 별다른 보상이 없어서 미안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어둠속으로 녹아들듯이 사라지는 야수. 프레시아는 다시 한 번 성벽을 바라본 다음 밤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진이 도착했을 때 이미 두 사람은 잘 자고 있었다. 무려 불까지 피워놓고, 바닥에 누워 속편하게 자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진. 시간이 조금 늦었다고는 해도 자신을 기다리지도 않고 이렇게 벌렁 드러누워 자고, 게다가 너무나도 편안한 표정으로 자고 있다.
마음속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삭이면서 진은 자신의 모포를 대충 바닥에 깔고 벌렁 드러누웠다. 어차피 지금 깨워서 귀 아프게 떠들어 봤자 두 사람의 머리에 무언가가 제대로 박힐 리가 만무하다. 차라리 내일 일어나서 맑은 정신에 이야기 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고 이해가 빠른 일일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적의 동향을 알아냈다고 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애당초 루나가 입을 잘못 놀리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기는 했지만 그녀를 구한 이상 이 일에 말려들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까. 다만 일의 규모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커져서 앞으로 나아갈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상대는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아는 영악한 녀석이다. 하지만 그 권력이 없다면 상대방은 완전히 멍청이나 다름없다. 레피나의 말대로 오로지 권력의 후광만을 믿은 채 움직이는 녀석이니까, 일대일로 끌어낸다면 싱겁게 끝나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진은 일단 충분히 자 두기로 했다. 오늘은 체력소모도 많았고, 무엇보다 공중을 멋지게 날아가 땅에 꼴사납게 착륙하는 짓도 했으니까. 내일 더 자세한 것을 생각하기로 하고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다음날 아침. 진은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레피나와 루나도 반 쯤 졸린 눈으로 부스스 일어났고, 세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낙엽이나 이끼가 머리에 엉겨 붙어 있지를 않나, 제대로 씻지를 않아 얼굴은 지저분하지, 그야말로 거지꼴이나 다름없는 모습. 일단 대충 모포랑 모닥불이 있던 자리만 정리한 다음 진은 어제 성에 들어가서 입수해 온 정보를 두 사람에게 말해줬다.
“우리를 잡으러 따로 오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녀석들 하고는 마주쳐야 해.”
“하지만 우리는 세 명이잖아요.”
“그러니까 머리를 써야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어제 저녁 자기 전에 구상한 것을 말하는 그. 그 내용은 간단했다. 성 내의 사람들은 그 라울이라는 작자에게 협력해 줄 마음이 없으니 어떻게든 일대일로 꾀어낼 수 있게 미끼를 던진다. 물론 상대방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쪽으로. 그렇게 되면 분노한 상대방은 앞 뒤 생각도 하지 않고 튀어나올 것이 분명하고, 설사 병력을 이끌고 나온다고 해도 일대일의 대결신청을 하면 그쪽도 받아들일 것이다. 물론 병력을 동원해 덤벼들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 경우에는 자신과 루나가 나서서 병사들을 상대한다. 어차피 성의 기사들이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그 자신으로서는 많은 병력을 끌고 나올 수는 없다. 게다가 그저께 있었던 일로 병사들의 수도 상당수 줄어 있어서 함부로 병사를 뺄 수도 없는 처지. 거기까지 들은 레피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변수는 항상 있는 법이니 조심하는 게 좋아.”
“걱정 마세요.”
“역시 아저씨! 언제 이런 걸 다 생각했어요?”
“네가 맘 편이 드러누워 잘 때 생각했다.”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지는 루나를 내버려 두고 진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 세 사람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프레시아. 그녀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은 다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적어도 721년 전보다는 나아졌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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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se | 2007/06/28 01:11 | └Wheel of fortun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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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sialord at 2007/06/28 01:13
부지런하군요. 음...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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