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of fortune-Part1-11

모두가 (안)기대한
열 한번째 이야기.
일고나서 리플은 필수야!


하야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엙!(의미불명)

간신히 성을 탈출한 세 사람은 한참동안 아무런 말 도 없이 걷기만 했다. 언제 성에서 추격대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일이 커지면 그 검은 무리들도 같이 달려들 가능성이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많은 거리를 움직여 그들이 따라오기 힘들게 만들려는 것이지만 한밤중에 갑자기 장거리를 이동한다는 것은 루나와 레피나의 체력으로는 무리였다. 결국 적당한 장소를 찾아 휴식을 취하는 세 사람. 진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두 사람에게 일단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두라고 말했다.
“두 사람 다 조금 눈을 붙여둬.”
“하지만 곧 출발할 건데….”
“신경 쓰지 마. 시간이 되면 깨울 테니까.”
그의 말에 서로 기대어 눈을 붙이는 두 사람. 진은 두 사람이 떨지 않도록 자신의 짐에서 모포를 꺼내 두 사람을 덮어 준 다음 천천히 주변을 살펴봤다. 당분간 적은 안 올 것 같았지만 그래도 방심은 할 수 없다. 주변에 인기척이 완전히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는 진.
“이제 약간 숨을 돌려도 되겠군.”
긴장이 풀리자 정신적인 피로가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그렇다고 자신도 마음 놓고 잠을 잘 순 없다. 이곳은 도시에서 가깝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숲 속.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는 모른다. 도적이라던가, 아니면 맹수가 있을 수도 있고 재수 없으면 위험한 마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에 마수 같은 것이 달려들기라도 한다면 그 때는 정말로 사력을 다해 둘을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머리가 슬슬 아파오는 그. 관자놀이를 부여잡고 몇 번 문지른 다음 조용히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이제 서서히 어둠이 가시고 조금씩 밝아지는 하늘색. 그 아래에서 마지막인양 환하게 빛을 발하는 별들. 그 별들을 보면서 그는 어지러웠던 머릿속을 정리한다. 조만간 날이 밝으면 다시 움직여야 하겠지만 레피나가 있는 지금 이 주변에서 떠나기는 힘들다. 저 도시에는 그녀의 철천지원수가 있으니까. 더군다나 루나가 멋대로 약속해 버린 것도 있다. 지금이라도 없었던 일로 돌리면 그만이겠지만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수인족의 긍지가 허락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나도 참 트러블에 잘 휘말리는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있는 힘껏 팔을 쭉 벋는 진. 관절에서 뚜둑 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한 느낌이 전신으로 퍼져나가자 그는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일순간. 어두운 숲 속에서 느껴진 인기척에 그는 바로 자세를 잡고 싸울 준비를 했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오고 그만큼 진의 긴장감도 더해져 간다. 자고 있는 두 사람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버린 것인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진은 둘을 깨울까 잠시동안 고민하다가 곧 관두기로 했다. 소리로 들어봐서는 한 사람이고, 그 마저도 체중이 가벼운지 소리가 매우 가벼웠다. 한 사람이라면, 더군다나 상대가 인간이라면 자신이 충분히 제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을 굳히고 자세를 취하는 순간,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프레시아였다. 말도 못할 허탈감에 빠져 축 늘어지는 그. 그런 진의 모습을 본 프레시아는 궁금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왜 그래요?”
“허탈해서 그래.”
“무서운 사람이라도 나타날 줄 알았어요?”
“넌 도대체 긴장감 없이 세상을 살아 가냐.”
“나름대로 긴장하면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생글생글 웃는 그녀의 표정을 본 진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괜히 말을 꺼내봤자 입만 아플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프레시아. 진은 아무 말 없이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할지는 뻔했다. 일단 멀리 도망치는 것. 하지만 그렇게 도망치기에는 레피나의 일이 있다. 그걸 해결한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실현가능성은 한 없이 낮았다. 경마장에 갔을 때 승률 제로의 말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거는 무모한 행위와 같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답이 안 나오시는 건가요?”
“불리한 내기는 싫어하지 않지만 이길 가능성이 없는 내기는 안하는 편이니까.”
진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프레시아. 이건 어느 누가 본다고 해도 무모한 짓이다. 단 세 명으로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 적을 때려잡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 전쟁 중에도 그런 일은 해본 적이 없다. 아니, 그런 작전을 제안하는 바보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곁에는 상황판단을 잘 못하는 아가씨가 두 명이나 있다. 이 두 사람에게 브레이크를 걸고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은 전부 그의 몫.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온다. 프레시아가 도와준다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녀가 도와주기 전에 자력으로 해결하는 쪽이 빠를 것이다.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는 진에게 그녀는 일어나면서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
“천천히 생각하면 어딘가 답이 있겠죠. 그럼 나중에 다시 봐요.”
유유히 숲 속으로 사라지는 프레시아.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진은 자신도 모르게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루나와 레피나가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자 진은 일단 자신이 도시 근처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이런 숲 속에 여자 둘 만 있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적당한 곳에 잘 숨어 있으면 안전할 거라고 말하는 진. 그러나 루나는 진의 말에 반대했다.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진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 여기 있소.’라고 광고하는 꼴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레피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했다. 지금 이렇게 숨어 있는 상황에서 재수 없게 진이 잡혀버리기라도 한다면 그 때는 모든 것이 끝이라고 말하는 레피나. 하지만 진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원래 우리가 하려던 일 자체가 무모한 도박이야.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무슨 방법으로 다녀올 거죠?”
“그 정도야 다 생각을 해뒀지.”
자신만만하게 웃는 진. 루나와 레피나는 이 남자의 방법이라는 것을 신뢰해도 괜찮은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도시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아침부터 일어난 시민들이 본 것은 조각난 병사들의 시체와 피가 흘러넘치는 길거리. 살아남은 병사들이 시체를 치우고,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지만 도시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공포는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누가 오밤중에 저렇게 많은 병사를 죽였단 말인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저주받았다는 말도 나오고 악마가 다녀갔다, 병사들끼리 싸우다 저렇게 됐다 하는 소문도 퍼져나가고 있었다.
도시의 한 쪽 구석에 있는 작은 건물. 내부는 단출한 구조였고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듯, 곳곳에 거미줄과 먼지가 가득했다. 그 안에서 어제 일어난 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기사들. 그들의 시선은 지금 한 남자를 향해 있었다. 푸른색의 갑옷을 입고, 입가에는 저열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 그를 바라보는 다른 기사들의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바이에른경. 어제 당신의 실수로 우리는 귀중한 병사들을 잃었소.”
“애당초, 당신의 작전 자체가 무리였던 건 아니었소?”
“입이 있으면 말을 해 보시오! 그 기분 나쁜 웃음은 짓지 말고!”
“나보고 기분 나쁘다고 한 것은 어디의 미천한 놈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기분 나쁘다는 말을 한 기사에게 다가가는 라울. 그는 그 기사의 뺨을 있는 힘껏 후려친 다음 자신만만하게 말을 이어갔다.
“난 수룡왕의 기사고, 바이에른가의 차기당주다! 그런 나에게 대드는 거냐!”
라울의 말에 기가 막히는 듯,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기사들. 그런 기사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명령을 내리는 라울. 기사들은 하나같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인 다음 그곳을 나가 버렸다. 그런 기사들의 태도가 자신에게 겁먹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미친 듯이 웃는 라울. 그 웃음소리는 오만함에 가득 차 있었다.
인간의 시각에는 사각지대라는 것이 있다. 그 사각지대에 있다면 보통의 인간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진은 그 사각지대 사이로 몸을 움직이며 조금씩 도시 근처로 다가가고 있었다. 풀숲에 몸을 납작 엎드려 위쪽을 흘끗 쳐다보니 어제보다 경계병의 수가 많이 줄어있다. 아마 어제 벌어진 일의 뒤처리를 하느라 병사들을 많이 차출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진은 조금씩이지만 성벽 근처로 확실하게 다가가고 있었다.
‘땡볕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려도 아무런 실소득은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한 시라도 빨리 성 내부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지만 위쪽의 분위기라는 것은 일반 사람들과는 틀려 확실하게 알아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하지만 역시 대낮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진이었다.
한참을 움직여 겨우 도달한 성벽. 몸을 딱 붙이고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어제 루나가 만든 개구멍이 남아 있다면 좋겠지만 벌써 병사들이 발견해고 막아버렸을 가능성이 더 크다. 성 안으로 몰래 들어가려면 땅을 파거나, 아니면 저 높은 성벽을 넘거나 둘 중 하나였지만 어느 쪽도 그가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참을 벽에 붙어 고민하던 진은 결국 성벽을 타고 기어오르기로 결심을 했다. 재빨리 움직이기만 한다면 병사들에게 병에 올라 갈 때 까지 들키는 일은 없을 것이고 성벽을 넘을 때 병사들이 본다고 해도 입을 열기 전에 죽여 버리면 된다. 쓸데없는 살생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성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는 진. 디딜 수 있는 곳과 손을 뻗을 만한 곳을 능숙하게 찾아 재빠르게 올라가는 그의 모습은 왕년의 그 모습과 하등 다를 것이 없었다. 지금은 얼굴에 주름살이 늘었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겠지만.
거의 다 올라가 살짝 기회를 엿보는 진. 그는 자신이 다 올라오도록 그것을 모르고 있는 병사를 보면서 속으로 한 숨을 쉬었다. 자신이 한창 전쟁터에서 이름을 날릴 때의 병사들은 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살피고 있었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자들은 그냥 아무런 할 일 없이 시간을 때우고 있는 자들에 지나지 않았다. 차라리 이 상황에서는 그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속으로 자위하면서 진은 다리로 성벽을 박차고 그 반동으로 허공을 반바퀴 돌아 성벽 위에 사뿐히 착지했다.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놀라는 두 병의 병사를 순식간에 목을 꿰뚫어 죽인 다음 곧바로 아래쪽으로 뛰어내린다. 보통사람이라면 죽고도 남을 정도의 높이였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성벽을 박차고 그 반동으로 날아올라 근처 건물의 지붕에 무사히 착지했다.
“그럼 시작해볼까.”
그 말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진. 그 움직임은 왕년에 백은의 마랑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움직임이었다.
도시로 숨어들어온 진은 어느 가정집에 들어가 커다란 천 몇 장을 훔친 다음 그걸로 자신을 둘러쌌다. 척 보기에도 무언가 어색해 보이는 모습이기는 했지만 시간이 중요한 지금 그것을 따질 여유는 없었다. 모습을 숨기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하게 만들면 그만이다.
그렇게 거리로 나선 진은 이제 겨우 조금씩 해가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리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거리 곳곳에 남아있는 핏자국. 아직 치워지지 못하고 서서히 악취를 풍기기 시작하는 병사들의 시체. 도시 내부의 분위기는 안 봐도 뻔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분명히 공포에 질려 있을 것이고 병사들 역시 그럴 것이다. 다만,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기사들이나 시장의 반응은 다를 것이 분명하다. 그걸 알기 위해서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위쪽의 인간들과 접촉해야 한다. 그 방법이 거칠더라도.
밤이 다가오고, 병사들은 시내에 횃불을 밝혀가며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시체는 다 처리한 모양이지만 핏자국이 이렇게 선명히 남아 있으면 누구라도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꺼려할 것이 분명하다. 현장을 지휘하던 기사는 투덜거리면서 최고참인 병사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내린 다음 다른 곳으로 가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으슥한 골목으로 왔을 때, 기사는 누군가가 자신이 등 뒤를 밟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신의 발소리와는 다른 발소리가 있었으니까. 그는 조용히 검을 뽑을 준비를 하고 느리게 걷기 시작했다. 상대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져 오고 극도의 긴장감이 자신을 감싸는 순간, 기사의 검은 어느새 등 뒤의 존재를 향해 뻗어가고 있었다.
팅!
기사는 자신의 검이 튕겨나가는 것과 동시에 몸이 공중에 날아올라 당에 처박히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는 탓인지는 몰라도 그 충격은 평소의 몇 배나 되는 것 같았다. 고통스러워하는 기사의 눈앞에 다가온 그 존재는 무척 사악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적어도 그 기사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기사를 향해 말을 꺼냈다.
“어이. 다짜고짜 그렇게 칼을 휘두르면 위험하잖나. 뭐, 나도 좋은 방법을 쓰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그럼 슬슬 이야기를 해 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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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se | 2007/06/22 02:04 | └Wheel of fortun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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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烏有 at 2007/06/22 03:14
슬슬 이야기해보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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