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 of fortune-part1-8

자~. 그럼 또 업로드입니다!
모두들 가 보실까요!

이글루의 누군가에게 테러당할지도 모르는 이미지. 치카네 하악~.

"잘 부탁드린다니, 무슨 말이에요?"
레피나의 말에 눈을 날카롭게 뜨면서 대꾸하는 루나. 진은 그런 그녀에게 살짝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저었다.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려버리는 루나. 레피나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그저 눈만 껌뻑이고 있을 뿐이었다.
길을 가면서 레피나에게 이런저런 사정을 들은 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루나는 여전히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루나는 지금 자신들이 도망치는 것도 바쁜데 이런 부상자까지 떠안을 여유가 없다고 진에게 말했지만 진은 거기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당분감만 참으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참으라고만 할 거에요!”
“네 어린애 같은 면을 고친다면.”
그렇게 말하면서 매정하게(적어도 루나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고개를 돌려버리는 진. 대신에 그는 레피나에게 말을 걸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레피나의 말로는 자신을 포함한 기사단이 무언가 중요한 것을 운반 중이었고, 중간에 기습을 받았는데 기사단의 누군가가 배신을 해서 자신을 포함한 기사단의 나머지는 죽거나 끌려갔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어떻게 된 일인지 버려져 있었지만, 그걸 운 좋게 진과 루나가 발견해서 겨우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복수라도 하려는 겁니까?”
“복수라기보다 뭔가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서요.”
“듣고 보니 그렇군요.”
확실하게 처리할 것이었다면 적어도 그녀의 생사정도는 확인했을 것이다. 그것조차 확인하지 않고, 더군다나 그녀의 주변에는 전투의 흔적이라고 할 만한 것이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그것을 지워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루나도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가 쓰러져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천천히 되짚어 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한숨을 쉬며 어두운 표정을 짓는 레피나. 그렇지만 진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때 까지 같이 있어주는 것 뿐. 더군다나 그에게는 지금 다른 일이 있기에 이런 것에 신경을 팔수는 없었다. 단지, 그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랄 뿐. 레피나의 말을 들어보면 그녀 혼자만의 실력으로는 불가능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지만.
“같이 해결해요! 그런 나쁜 놈들은 시궁창에 다 던져버려야 해요!”
“네? 아, 저기….”
“또 나왔군.”
한숨을 쉬면서 이마를 감싸 쥐는 진. 루나가 이러지 않을 거라고 예상을 못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빠르게 태도를 바꾸니 어디서 제지해야 할지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원래 루나는 쫓기는 몸이었고, 검은 옷의 조직에 관한 복수심도 지나칠 정도였기에, 비슷한 처지에 놓인 레피나에게 동정심이 생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들은 그런 동정심으로 함부로 이런 위험한 일에 뛰어들 순 없다. 거기까지 생각을 짧게 정리한 다음 진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했다. 루나에게 처음 레피나를 봤을 때 태도랑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느냐는 말과 함께.
“정말이지 너무 제멋대로인거 아냐?”
“아~. 몰라요, 몰라. 아저씨야 말로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어주고 제멋대로 하면서.”
“아니, 저 때문에 그렇게 하실 필요는 없어요. 두 분에게 신세진 것도 많은데 이렇게 도움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괜찮아요! 레피나씨. 저랑 이 아저씨가 레피나씨를 확실히 도와드릴 테니까.”
“멋대로 정하지 마!!”
어느새 진은 소외당하고, 기쁘게 이야기를 나누는 두 여자. 진은 마음 한 구석에서 깊은 좌절감을 느끼면서 어느새 두 여자가 하자는 대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갑자기 예정을 변경해서 들르게 된 한 도시. 사실 토레이나로 가기 위해서 거쳐 가야 하는 곳이기도 했지만 굳이 와야 할 필요는 없었다. 사실 여기서 그 동안 소모한 식량이나 비상약품 같은 것을 보충한 다음 바로 떠날 생각이기는 했지만 레피나의 일로 인해 여기서 제법 머무를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단서를 찾을 생각이냐?”
“단순하게 생각해요. 단순하게.”
“그게 무슨 말이에요?”
루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레피나를 습격한 놈들은 분명히 그 귀중품을 어딘가에 팔기 위해 이곳으로 올 것이고, 레피나는 분명히 그 놈들의 얼굴을 알고 있을 테니까 잡아서 혼쭐을 내 준 다음 귀중품을 되찾아 오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진의 이마에 혈관이 솟아오르는가 싶더니 간신히 분노를 억누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넌 세상에 도시가 이곳 밖에 없다고 생각 하냐? 그리고 레피나가 그놈들의 얼굴을 알 고 있듯이, 놈들이 레피나의 얼굴을 모를 리 없잖아. 이쪽에서 들키면 그걸로 말짱 꽝인데다가, 놈들이 그녀를 확실히 처치하기 위해 올지도 모르는 일이야.”
“아저씨의 말은 잘 알겠지만 이번만큼은 나한테 맡겨줘요.”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루나. 진은 마음속으로 정말로 믿어도 괜찮은 건지 의심을 품었지만 레피나는 그런 루나의 작전이 마음에 든 듯, 두 눈 가득 의욕을 불태우면서 루나와 손을 맞잡았다. 그런 두 여자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는 진. 어느새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지만 이제 손을 쓸 수 있는 레벨은 저만치 지나가 버렸다. 단지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루나의 계획에 맞춰 움직이는 것 밖에 없다는 것에 왠지 슬퍼지는 그였다.
그날 저녁. 일단 쉬기로 하고 여관의 방에 들어가려던 진은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문 저편에서 지나치게 풍겨오는 살의. 평소 이상으로 느껴지는 긴장감. 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는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레피나와 얽힌 녀석들이 보낸 암살자이거나, 아니면 흑의인들이거나.
‘묘한 타이밍에서 기습이군.’
프레시아가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그녀가 언제나 자신들을 도와준다고는 할 수 없다. 자신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 배신 같은 것은 물론이고 적이 될 가능성도 농후한 여자니까. 어쩌면 상대는 최악일지도 모른다. 그런 긴장감 속에서 그는 문을 살짝 연 다음 뒤로 몇 걸음 물러나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그의 팔을 날카롭게 스치고 지나가는 단검.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어느새 날카로운 단검이 미간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몸을 번개같이 돌려 피하기는 했지만 중심을 못 잡아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 진. 생각할 여유는 없다. 본능적으로 몸을 굴려 다시 날아오는 단검들을 피한다.
“매달려 있다고 까불지 마!”
천장에 매달려 있는 적을 향해 높게 점프를 하면서 주먹을 복부에 찔러 넣는다. 그와 동시에 오른쪽 팔에 깊숙이 박히는 단검. 그러나 진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암살자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뻗어버리는 암살자. 착지하는 것과 동시에 발로 후두부를 걷어찬다. 죽지 않게, 아슬아슬하게 위력을 조절하기는 했지만 이미 목이 반 쯤 돌아가고, 몸은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정도라면 반격에 당할 걱정은 안해도 좋다고 생각했는지 진은 오른팔에 박힌 단검을 뺐다.
“겨우 이런 걸로 날 어떻게 하려 했다면 오산이었어. 형씨.”
단검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짐 속에서 로프를 꺼내들어 암살자를 묶기 시작하는 진. 전쟁 때의 경험이 가물가물하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몇 번 시행착오를 겪는 사이, 확실히 기억을 되살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묶을 수 있었다. 그 묶여진 상태 그대로 암살자를 구석에 처박아 놓은 다음 팔의 상처를 핥는다. 어지간한 상처는 알아서 다 나아버리는 괴물 같은 회복력을 지금 그는 속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어머~. 의외로 조금 당하셨네?”
“뭐야. 또 너냐?”
어느새 나타나 창가에 걸터앉아 있는 프레시아.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방안을 한 번 둘러본 다음 진에게 생긋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아가씨들을 지키다보니 신경을 못 썼네요.”
“어차피 나는 신경 꺼도 상관없어.”
“여전히 쌀쌀맞은 말투네. 그런 점이 당신의 매력이지만.”
그렇게 말한 다음 등을 돌려 창문으로 나가는 프레시아. 진은 여기가 3층 높이라는 거라는 걸 저 여자가 알고 있을까 생각했지만 곧 신경을 꺼 버렸다. 어차피 저 여자에 관해서 자신이 신경 쓸 일은 없었으니까. 잠시 후 들린 땅에 뭔가가 둔탁하게 부딪치는 소리에 그는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루나와 레피나는 운 좋게 같은 방을 쓰게 되어 두 사람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내용은 여자들의 평범한 수다라 그다지 들을 것은 없었지만, 오래간만의 수다였는지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머~. 그래요? 진 씨가?”
“네. 그 때는 정말 멋있게 보였는데 지금은 완전 아저씨가 다 됐어요.”
“아, 들어본 적 있어요. 진 씨에 관해서.”
“네? 정말요?”
루나는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레피나에게 그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사실 레피나는 루나보다 나이가 훨씬 적다. 잘 봐주면 20대 중반 정도일까, 20대 초반의 어려보이는 얼굴에다가 실제로도 나이는 22세. 전쟁이 끝난 다음 한참 뒤에 태어난 이 아가씨가 어떻게 진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일까. 글에 전해지는 이야기라면 세 살 먹은 어린아이라도 알고 있을 테지만 루나는 혹시라도 다른 걸 알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고 레피나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레피나의 이야기를 듣던 루나는 깜짝 놀랐다. 진이 종족전쟁 당시 한창 이름을 날리던 전사였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전쟁당시에도 종족에 상관없이 어려운 사람은 도와주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는 꼭 보답을 했었다는 것, 그리고 레피나의 할아버지와 진은 전쟁이 끝난 이후 절친한 친우관계가 되었다는 것 까지.
마지막까지 다 들은 루나는 어느 정도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레피나의 할아버지라면 그녀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을 것이고, 그 중에는 진의 이야기도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를 훌륭한 기사로 키우기 위해서 과장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진에게 구해졌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 봤을 때 레피나의 할아버지가 한 말에 그다지 거짓은 없는 것 같았다.
“아~. 이제 슬슬 자야겠어요.”
“이야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아하하.”
“즐거웠어요. 루나씨.”
“아뇨. 저야말로 즐거웠어요. 잘 자요.”
“네. 잘 자요.”
방안에 켜져 있는 약한 호롱불을 끄고 침대에 눕는 루나. 레피나는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루나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좋은 꿈을 꾸기를 빌면서 잠들었다.
프레시아는 기세 좋게 창문으로 나갔다가 이곳이 삼층 높이라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공중에 뜬 그녀의 몸은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력에 이끌려 그대로 땅바닥에 곤두박질 쳤다. 큰 대자로 바닥과 뜨거운 키스를 한 그녀.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엎어져 있다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봤다. 혹시라도 본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였지만 지금 시간은 깊은 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해서 그녀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야겠어.”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어깨에 한 마리의 까마귀가 내려앉는다. 그리고 이내 무언가를 속삭이듯이 입을 뻐끔거리는 까마귀. 그녀는 만족한 표정을 지은 다음 까마귀를 다시 밤의 하늘로 날려 보냈다. 까마귀는 아마도 그녀의 사역마 같은 존재일 것이고 그녀는 까마귀에게서 만족할만한 정보를 들었을 것이다. 입 꼬리가 올라가면서 비릿한 웃음을 짓는 그녀. 그녀는 즐거운 듯 밤의 거리를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더니 이내 몸을 날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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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se | 2007/06/12 00:38 | └Wheel of fortun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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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니룬 at 2007/06/12 01:58
전 요새 글을 길게 못 써서... ㄱ-
Commented by 烏有 at 2007/06/15 02:24
좀 살벌하지만,아아꽃밭이다(어이)
멋진글 잘읽었습니다.멋진아가씨 앞으로도 기대합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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